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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골드 미스트 2부 ~안개 속의 살인자~(新) 본문

trpg 로그

팬텀 골드 미스트 2부 ~안개 속의 살인자~(新)

0루키0 2022. 4. 11. 01:08
 
그 때의 사건 이후로도 벌써 반 년이 지났습니다.
 
팬텀 골드 미스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강한 빛이 있으면 어둠도 따라오기 마련이죠.
 
어느 순간부터 괴도를 향한 소문들이 도시에 퍼져가기 시작합니다.
 
아주 악질적인 소문이 말이에요.
 
coc 팬메이드 시나리오
 
팬텀 블루 미스트! ~안개 속의 살인자~
 
시작하겠습니다.
 
"또 안개꽃이 발견됐어."
 
괴도를 둘러싼 악질적인 소문 중, 가장 두드러진 건
 
팬텀 골드 미스트가 연쇄 살인범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그 방식도 대상도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되었습니다만,
 
현장에는 언제나 금빛 안개꽃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야 팬텀 골드 미스트가 자신의 상징으로 안개꽃을 쓰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살인자가 단순히 사칭했을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믿겠어요?
 
이제 도시의 사람들은 팬텀 골드 미스트를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이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든 간에,
 
당신은 훌륭하고 믿음직한 경찰이잖아요!
 
자, 어서 출동합시다!
 
"아, 잠깐만, 선 안으로 넘어오지 마세요. 현재 감식 중이거든요."
 
물론 신입인 당신이 할 일은 현장에 가서 출동하는 게 아닙니다. 형사팀 막내로 잠복근무를 하는 것이죠.
 
근무 중인 당신의 눈에 폴리스라인과 그 경계를 지키는 당신의 동료, 그 안으로 들어가는 선배 경찰들이 보입니다.
 
강옥:후우.. (조용히 중얼거리며)이게 벌써 몇 번째야.
 
연쇄살인이니, 이번이 벌써... 5번째군요.
 
당신이 그렇게 서 있다 보면, 사람들이 심각한 얼굴로 오갑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게 벌써 몇 번째야."
 
"동일범의 소행이 분명한데도, 전혀 일치하지 않아. 어쩌면 이건 한 명이 벌인 짓이 아니라...."
 
"자료 좀 다시 보자. 어디 있다고 했지?"
 
"저쪽 차에. 일단 밥부터 먹자고."
 
선배로 보이는 경찰들은 폴리스 라인 밖으로 나섭니다.
 
어떻게 하나요 강옥?
 
강옥:(선배들을 부르며 다가간다)선배!
 
선배:어, 강옥씨? (강옥을 돌아본다)
 
강옥:(미소 지으며)고생 많으십니다! 어쩌다가 제가, 방금 얘기를 조금 들었는데.. 저한테도 알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선배:아아... 이번 사건 말이에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이번에도 전과 똑같아요. 살해방법은 다르지만... 아무튼, 자세한 건 저쪽 차에 사건 파일 있는데. 보고 싶으면 봐도 돼요.
 
강옥:(환히 웃으며)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선배:응응, (손을 흔든다) 대충 보고 와요. 강옥씨도 점심 먹어야죠.
 
강옥:넵!(끄덕이곤 자료가 있다는 차로 간다)
 
강옥이 그 쪽으로 가면, 동료 경찰들이 타고 온 경찰차가 있습니다.
 
문은 잠겨 있지 않네요.
 
좀 위험한 것도 같지만, 생각해보면 경찰차를 털 간 큰 도둑은 없을 테니까.
 
강옥:(들어가서 자료를 본다)
 
사건 파일 밑에 다른 파일이 보입니다.
 
-전국 시군구 실종자 명단-
 
강옥:(그걸 보자마자, 6개월 전 있었던 야수회와 관련된 사건이 떠오르며 펼쳐본다)
 
실종된 사람의 수는 천 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명단은 빼곡한 칸으로 가득 차 있지요.
 
당신이 작정하고 찾으려고 해도 어려울 겁니다.
 
자료조사 판정
 
강옥: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페이지를 넘기다, 우연히 어느 한 부분에 이르러 손이 멈춥니다.
 
'비고: 실종 후 3일 뒤 서울 00동 인근에서 발견됨. 실어증 증세를 보여 정신치료를 마치기까지 조사 보류.'
 
강옥:...실어증...?
(다른 건 없나하고 더 살펴본다)
 
실종자 명단이기 때문에, 그동안 실종된 사람들의 이름과 사진, 간단한 정보가 기입되어 있을 뿐입니다.
 
왜 이게 하필 여기에... 아무래도 파일이 섞여 들어왔나 보네요.
 
강옥:(그 순간 지난 야수회 지하실에서 마주쳤던 교단 남자가 떠오른다)
무슨 짓을 하려면 아주 크게 할 거 같긴 했는데, 설마 수 천명이나...
 
물론 그 실종사건들이 전부 야수회의 짓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강옥:(그렇지만 계속 그렇게 생각이 드는 걸)
 
그럼 다시, 사건파일로 돌아와서
 
공통점이 전혀 없는 살인사건에서의 유일한 공통점은 금빛 안개꽃입니다.
 
이 도시에서 금빛 안개꽃이 뜻하는 바는 오직 한 가지입니다.
 
강옥:팬텀 골드 미스트..
 
정말 그가 범인일까요?
 
강옥:'하지만 그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야. 누구든지 사칭은 할 수 있는거고.'
'그리고 그냥 살인이라면 모를까, 연쇄 살인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을 나타내는 단서를 현장에 흘리고 다닐 것 같진 않은데, ...
 
강옥:(무도회날 보았던 그의 행동이 하나씩 떠오른다)
'단정할 순 없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니까.'
 
범행 전에 예고장을 보내는 그 기행을 보면, 확신이 서지 않는단 말이죠.
 
강옥:'하지만 그때 본 그는, 오히려 경찰한테 알려주는 것 같았는걸. 내가 경찰이 아니었으면, 범죄자가 아니라...'
'...... 파트너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파일을 덮으며)'일단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야. 아직 제대로 밝혀진 건 없으니까.'
 
파일을 다 읽으면, 마지막 페이지에 이 도시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들이 동그란 선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한곳에 몰려 있지 않고, 도시 여기저기로 퍼져 있는 게 도리어 기묘합니다.
 
강옥이 지도를 유심히 바라보면,
 
지능 판정
 
강옥: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이 장소들, 어쩐지 위치가 신경쓰이지 않나요?
 
마치 어떤 규칙 위에 배열된 것처럼...
 
강옥:마법진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마법진을 밟고 찢던 괴도가 떠오른다)
 
선 하나로 장소들을 잇다 보면, 확연한 별 모양이 됩니다.
 
피에 젖은 제단과 바닥에 그려진 기이한 마법진의 기억이 강옥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옥:(손으로 지도 위에 별을 그리며, 씨익 웃는다)...그래. 이런 짓을 걔가 할 리가 없지.
 
그리고 별의 중앙엔....
 
캔디랜드.
 
모두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 놀이공원입니다.
 
우연.... 이겠죠?
 
강옥:(지도를 콕 짚으며)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위험해.
 
그 때,
 
강옥이 탄 차의 창문을 누군가 강하게 두드립니다.
 
강옥:(그곳을 본다)
 
: 야 옥아! 뭐하냐 거기서?
 
올려다 보면 선배네요.
 
강옥:(파일을 덮고 정리하며)아 선배! 뭐, 알아 볼만한 게 없나해서요!
 
: 하... 역시. 신입이라 그런가, 열정이 남다르긴 남달라? (씨익 웃는다.) 그만 하고 나와! 배 안 고프냐? 밥 먹어야지!
 
강옥:(밝게 웃으며)네! 같이 가요!^0^(차에서 내린다)
 
: 참, 맞다. 너한테 줄 게 있는데....
 
강옥:네?
 
: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물건이 담긴 지퍼백을 내민다)
 
지퍼백엔 당신이 압수했던 금빛 반지와 장갑이 있습니다.
 
: 감식반에서 아무 소득이 없었다더라고. 시장에서 그냥 파는 거랑 다를 게 없다는데. 그래서, 중요한 증거품이기는 하지만. 우선 네가 잡은 괴도기도 하고. 네가 보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준다.
 
강옥:(받는다)역시 그랬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 그래, 그래. 밥 뭐 먹고 싶냐? 국밥 어때?
 
강옥:(싱긋 웃으며)네! 아, 저 밑에 돼지국밥 맛있는 데가 있다는데요!
 
: 그렇구나. 그럼 순대국밥 먹으러 가자!
 
강옥:네^0^ 그럼 저는 돼지도 같이 넣어서 먹을래요~
 
선배의 취향대로 결국 점심은 순대국밥입니다...
 
돼지고기는 알아서 넣어 먹기로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업무가 끝났습니다!
 
퇴근입니다!
 
강옥은 현장에서 집까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나요?
 
강옥:(시계를 보고)'하아 드디어 퇴근이다. 일주일만에..! 음, 여기서 00번 버스 타고, 한... 40분 정도 가면 되겠네. 아, 빨리 가서 눕고 싶다.'
 
일주일 만의 퇴근은 정말이지 달콤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동료나 주변 시민들에게 살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더 들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살인 사건 현장 주변에는 시민들이 얘기 중입니다.
 
강옥:(엿들어 볼까나..?)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냥 말을 걸어보는 게 나을 지도요
 
강옥:'이제 집에 갈 수 있는데....(질끈)'
'너무 궁금하잖아...'
(얼굴을 한번 쓸고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안녕하십니까. 이런 날에 살인사건이라니.. 좀 그러네요.(어깨를 으쓱한다)
 
시민: (낯선 사람이 말을 걸자 좀 놀란 기색으로) 어어, 네. 그러게요. 이게 무슨 일인지 참...
 
강옥:그러니까 말입니다.(한숨)
 
시민: (강옥의 반응을 보며 조금 경계를 푼다.)
참, 그러고 보니 들었는데... (뭔가 생각난 듯이, 목소리를 낮추고) 아마 두 번째 현장이었을 거에요. 온통 검정 일색의 사람이 피를 묻힌 채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강옥:(놀란 듯한 몸짓으로)네? 처음 들어요.
 
시민: 어, 그러세요? 하긴, 저도 풍문으로만 들은 거라.... (한숨을 쉰다) 연쇄살인이라니, 너무 끔찍한 일이잖아요. 한 사람이 이런 짓을 다 했을까요? 누군 조직적으로 한 것 같다고도 그러던데.
 
강옥:(그의 말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이며)그렇죠. 상식적으로 살인을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하는 거 보면, 한 사람은 아닐 거 같아요.
 
시민: 네, 그렇죠... 아무튼, 정말 무시무시해요. 요즘에는 어디 무서워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겠다니까요. 그쪽도 조심해요. 깊은 밤에 혼자 다니지 말고. 세상 흉흉하다니까... (작게 혀를 찬다.)
 
강옥:네, 그렇죠. (방긋 웃으며)그래도 경찰이 저렇게 애쓰고 있으니까 금방 잡힐 거에요. 기다려보죠.
 
시민: 예... 어서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네요. 그럼, 살펴가세요. (고개를 꾸벅인다.)
 
시민과의 대화에서 적당히 정보를 얻은 거 같습니다.
 
이제 집으로 어떻게 가나요? 강옥?
 
강옥:(00번 버스 타면 40분 정도 걸리니까, 버스가 왔겠져)
 
버스가 도착하고, 강옥은 일주일간 노고에 시달린 몸을 버스에 싣습니다.
 
....
 
버스에서 내린 후,
 
강옥은 집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섭니다.
 
항상 이 골목을 지날 때면 수상한 사람과 만나지 않나 걱정하곤 했어요.
 
겨우 가로등 하나만 음침하게 켜진 골목길인데,
 
오늘은 가뜩이나 등불의 상태가 안 좋은지 내내 점멸하고 있습니다.
 
강옥:(하나 있는 가로등을 보며)..그렇게 민원 넣었는데도 똑같네...(투덜)
 
틱- 틱-
 
등불이 깜빡입니다.
 
불빛이 흐려서,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때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지금 무슨 소리가...
 
고양이였을까요?
 
강옥:(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본다)
 
관찰력 판정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가장 어두운 골목 안쪽에, 무언가 흔들립니다. 그림자가 비친 것 같은데요?
 
강옥:(그림자가 보인 걸 보자마자 쫓아간다)
 
수상한 그림자의 정체는....
 
누군가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벽을 짚은 손은 온 체중을 지탱하고 있는 듯 당장이라도 꺾일 것 같고, 허리는 잔뜩 숙이고 있네요.
 
검은 후드를 깊게 눌러쓴 지라 강옥은 그의 얼굴을 잘 볼 수 없습니다.
 
그가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어디선가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강옥:(이상한 그의 행동과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아까 들었던 그 '검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깜빡, 가로등이 명멸합니다.
 
이내 그가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형사님......
 
안도하는 듯한, 쉰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아, 확실히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이 목소리, 어디선가 들은 거 같지 않나요?
 
강옥:괜찮으십니까? 어디가 불편하세요?(몸을 숙여 얼굴을 보려는 듯이)
 
그러나 강옥이 대답하기 무섭게 그는 그대로 쓰러집니다.
 
강옥:(쓰러지는 그를 받아든다)이보십시오!
정신차리세요!
 
검정 일색의 옷을 입고 있고,
 
안아든 그는 상당히 축축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다쳤다기보다는, 남의 피가 묻은 것에 가까워보입니다.
 
강옥:(남의 피든 아니든, 정신을 잃은 그를 보자마자 폰을 들어 119에 신고한다)
네, 여기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어서 출동해주세요.
 
119는 "금방 가겠다." 고 합니다.
 
119가 도착하기까지, 쓰러진 사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관찰력 어려움 판정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5117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먼저 숨은 쉬고 있는지 확인한다)
 
검은 망토 밑으로 삐죽 튀어나온 왼손. 손의 엄지에 반지를 꼈던 자국이 보입니다.
 
강옥:(그 다음은 상처가 없는지 살핀다)
 
상처라... 검은 옷에 덮여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안아들고 있기에 강옥의 옷에도 피가 옮겨 묻고 있습니다.
 
강옥:(엄지에 반지를 꼈던 자국을 보고)....이건, 설마.....(그의 손가락을 살짝 쓴다)
 
그 때 119가 도착합니다.
 
강옥은 쓰러진 사람을 데리고 구급차에 타고, 곧 응급실로 갑니다.
 
쓰러진 사람을 침대에 눕힌 뒤, 간호사가 묻습니다.
 
간호사: 보호자분이시죠? 환자분과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강옥:(고민 없이 바로 대답한다)형입니다. 친 형.
 
간호사: 아, 친형이시군요. (무언가를 적는다)
 
성함을 묻고, 답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에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옥:(누워있는 그 옆 보호자 의자에 앉는다)
 
검은 후드 망토를 벗은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척 보기에도 아주 준수한 외모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네요.
 
황갈색 머리카락에, 검은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관찰력 어려움 판정해보세요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65371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눈가에 옅은 다크서클이 있네요. 며칠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조금 수척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 때 뒤에서 의사가 당신을 부릅니다.
 
의사: 보호자분? 친형 되신다고 하셨죠?
 
강옥:네(끄덕인다)
 
의사: (환자를 흘긋 보았다가) 팔과 다리에 깊지 않은 창상을 꽤 많이 입었더군요. 베인 정도가 얕아서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상처 수가 많아서 붕대를 감기로 했고...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타박상도 군데 군데 있어서...
 
강옥:(조용히 끄덕인다)
 
의사: (눈가를 살짝 찌푸렸다가) 동생분이 험한 일을 하시나 봅니다. 보아하니 일상생활 중에 생길 유형의 상처는 아닌데.... 가족분이시라니 알고 계시나 해서, 말씀드립니다.
 
강옥:...(살짝 웃으며)네. 경찰이라, 일주일 동안 통 집에 오질 않더니, 다쳐서 왔네요.
 
당신은 의사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환자가 있을 침대로 돌아옵니다.
 
...어, 그런데...
 
방금 전까지 이곳에 누워있던 남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새 정신을 차려서 어디로 간 걸까요?
 
강옥:(침대 밑을 본다)
 
침대 밑은 비어있습니다.
 
강옥:(주위를 둘러본다)
 
관찰력 판정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눈에, 응급실 밖 야외로 이어지는 문이 열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강옥:(곧장 달려간다)
 
강옥이 달려가 보면, 야외 정원입니다.
 
한 사람이 달빛을 맞으며 정원 울타리 앞에 서 있습니다.
 
강옥:(다가간다)
 
황갈색 머리, 검은 셔츠. 누워있던 그가 맞네요.
 
구하준:...... (등을 돌려 강옥을 본다)
 
강옥: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누워있지 않고.
 
구하준:....아, 그... 갑자기 눈 떠보니까 낯선 곳이라.... (조금 머뭇거린다)
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구하준이라고 해요.
(살짝 웃다 만 얼굴을 하고, 고개를 꾸벅인다)
 
강옥:(그를 가만히 쳐다보며)진짜입니까?
 
구하준:(고개를 들고, 의아한 얼굴을 한다) 네...?
 
강옥:그 이름. 최현욱도, 신도현도, 하기준도, 전부 아니었잖아요. 그건 진짜 당신이냐고요.
 
구하준:(놀란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무슨 소릴 하시는 거죠? 처음 본 사람한테...
 
강옥:(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구하준:.......(고개를 약간 떨군 채 눈만 들어 강옥을 한 번 보고, 시선을 떨어뜨린다.)
 
강옥:(그러다 한숨을 쉬고는)됐습니다. 아까 의사 말에 더 쉬라고 했으니, 가죠.
 
구하준:(두 팔을 등 뒤로 감추고 고개를 떨군 채)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퇴원해도 될 거 같아요.
 
강옥:(그를 쳐다보며)그렇게 핏기 없는 얼굴로 말해봤자 설득력 하나도 없습니다. 경찰서로 끌고 가기 전에 가죠.
 
구하준:('경찰서' 라는 말에 눈이 약간 흔들리지만, 금방 표정을 관리하고 버티고 선다.)
 
강옥:(그걸 보고 피식 웃으며)그렇게 계속 버틸 겁니까? 경찰이 이렇게 돈 내면서 응급실까지 데려왔는데?
 
구하준:....... (그 말에 조금 주춤한다. 한숨을 쉬고) ...돈은 갚을게요. 죄송합니다.
 
강옥:(그 말은 가볍게 흘려 듣고 손목을 잡으며)갑시다.
 
구하준:(손목이 잡히자 뿌리치려 한다) ...아, 잠시만요!
 
강옥:(쳐다본다)
 
구하준:.....(한숨을 삼켰다가) 이런 말 해도 믿을진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수상한 집단한테 쫓기고 있어서... 상처도 그래서 생긴 거거든요. 그러니까, ... (머리를 굴리는 듯 표정을 살짝 굳힌다)
 
강옥:그러니까. (가까이 다가서면서 말한다)내가 지켜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구하준:(그 말에 표정 관리가 안 되고 그대로 놀란 얼굴을 들어 강옥을 본다) 예?
 
강옥:(싱긋 웃으며)그게 경찰 된 도리 아닙니까. 그러니 도로 갑시다.
 
구하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으로 강옥을 본다. 그러다 문득 실소를 흘리고,)
....형사님은 여전하시네요. 정말.
(쓴웃음을 지으며 한 손으로 얼굴을 쓴다.)
 
강옥:(그 말에 씨익 입고리를 올리며)스스로 시인하는 겁니까? 본인이 괴도라고.
 
구하준:하하... 제가 기대하던 막이었는데, 제대로 보여드릴까요? (눈꼬리가 빙긋 접히며 웃는다.)
(그러고는 품 안에서 팬텀 골드 미스트의 가면을 꺼내 쓴다)
안녕하세요? 멋진 밤이네요! (두 팔을 쫙 펼친 뒤 허리를 굽히며 인사한다.)
찬란히 빛나는 금빛 안개꽃의 괴도! 네, 제가 바로 그 팬텀 골드 미스트랍니다? (가면을 벗어 손에 들고 얼굴 옆으로 가면을 비스듬히 기운다)
 
강옥:(그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어떻게 이렇게 다친 겁니까?
 
구하준:흐흥... 이런 상황에서도 그냥 궁금한 걸 묻는 거에요? (웃음을 흘린다) 말씀드렸듯이, 쫓기고 있어요. (표정이 조금 가라앉는다.) ....지난 번 가장무도회 기억하시죠?
 
강옥:(끄덕이며)야수회군요.
 
구하준:야수회는 아니고요. 사교도 집단은 많으니까... 그 때 잔당들이 남아있거든요. 살인을 저지르고, 저한테 누명을 씌우는 걸로 모자라...(숨을 들이쉰다) 거처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끈질기게 추격해와서, 이런 꼴이 되어버렸네요.
 
강옥:(그를 쳐다보며)그래서. 언제까지 도망만 칠 겁니까?
잘못하다간, 당신이 살인자가 되는데.
 
구하준:.....(강옥의 눈을 보고 입가에 호선을 긋는다) 도망만 치다뇨! 괴도에 대한 모욕이네요! 당연히 해결해야죠, 전 팬텀 골드 미스트니까.
 
강옥:이게 해결하는 겁니까?
 
구하준:(어깨를 으쓱인다. 그러나 기세당당한 느낌보다는, 오기를 부리는 것에 가까운 듯 하다.)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는 그런 거 생각 안 해요. 어떻게든 해야죠. 하다 보면 어떻게 될 테니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강옥:지금까지...(피식)제가 아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만..
 
구하준:(눈이 동그래진다. 고개를 갸웃한다.) 네? 좋은 방법이요?
 
강옥:네.(호언장담하듯 씨익 웃으며, 여태껏 팬텀이 했던 것처럼 과장되게 행동한다)정말 좋은 방법이죠. 살인자의 누명도 벗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구하준:.............? (두 눈을 깜빡거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강옥:(그의 두 눈을 똑바로 찾으면서) 자수해요.
 
구하준:.....................(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강옥:이렇게 인생을 낭비하기엔,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구하준:....(한숨을 쉰다) 솔직히 아까 아주 잠깐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취소할래요. 다 취소예요. 취소. 벽창호 형사님. 벽창호.
 
강옥:(씨익 웃으며)나한테 뭘 바란 겁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구하준:....자수할 생각 없다면요. (손을 들어 미간을 매만지고) 일단, 지금 제 자수를 얘기할 때가 아니라....
 
그 때,
 
쨍그랑!
 
강옥:(소리가 난 쪽을 쳐다본다)
 
불현듯 화분이 깨집니다.
 
누가 돌을 던지고 간 걸까요?
 
아니면, 난데없이 바람이라도 분 걸까요?
 
산산조각난 화분이 바닥에 흩어집니다.
 
불길한 기운에 휩싸일 때였습니다.
 
강옥:'괴도를 노린다는 그들이구나.'
 
회피 판정
 
강옥:
회피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를 붙잡고)피하세요!
(같이 구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날아가 벽에 박힙니다.
 
강옥:(박힌 곳을 본다)
 
구하준:.......! (헛숨을 들이킨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유리가 깨지고, 무언가 가로수에 박히고, 가로등이 불안하게 깜빡입니다.
 
강옥:구하준씨. 침착해요.
 
누군가 총을 쏘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강옥: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구하준:....그들이네요. 아무래도 절 쫓아서 왔나 봐요.
 
강옥:(말은 그렇게 하지만, 손이 떨린다)
후우...
하준씨
 
구하준:(강옥을 쳐다본다)
 
강옥:병원으로 들어갑시다
밖에선 더 잘 보이니까, 병원에 들어가서 숨어요.
 
구하준:(눈썹이 올라간다)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이 위험해져요.
 
강옥:(아랫입술을 깨물며 살짝 욕을 한다)시발...
 
구하준:...형사님. 전 형사님이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에요. (강옥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쓴웃음을 입가에 걸고 있다.)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강옥:지켜야 할 대상입니다.
(그를 꼭 잡는다)
(팔을. 꽉)
 
구하준:(상처난 부위가 잡히자 표정이 쓴약을 먹은 것처럼 와락 일그러진다. 그래도 팔을 잡힌 채 몸을 일으킨다)
 
구하준은 몸을 들어올린 뒤,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집니다.
 
'그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곳에 직격해, 눈부신 빛을 내뿜습니다.
 
섬광탄입니다.
 
구하준:(강옥의 눈이 부시지 않게 앞을 가리고 서 있다.)
 
이윽고 빛이 가라앉으면,
 
강옥:(그를 보고 벌떡 일어서서 손목을 잡는다)나갑시다.
 
모든 집에서 불이 켜지고
 
동시다발적으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구하준:...아니에요. 그럴 필요 없어요. (고개를 빼꼼 내밀어 주변을 살핀다)
 
총알 세례는 멎었습니다.
 
강옥:(상황을 파악한다)
 
하긴 많은 시선이 쏠리면 사교도라도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겠죠.
 
상황이 종료되자, 구하준은 안도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 당신을 봅니다.
 
강옥:(얼굴을 쓸며)...지금까지 계속 이런 상황에 있었던 겁니까?
 
구하준:(웃음을 흘린다) 하하, 이번에도 답은 형사님 마음 속에 있는 거겠죠?
 
강옥:(한숨을 쉬며)....당신 집 앞에도 이렇다고요.
 
구하준:(그 말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주변을 휘 둘러보고) 좀 엉망이 되긴 했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네요! 그 놈들도 제 정확한 위치는 몰랐나 봐요.
 
강옥:후우....(그를 보고 잠깐 고뇌하다가)퇴원합시다.
 
구하준:어, 제 고집 들어주시는 거에요? (처음으로 당신을 보고 방긋 웃는다.)
 
강옥:(싱긋 웃으며)퇴원하고, 우리 집으로 갑시다.
 
구하준:....... (입이 벌어진다. 깜짝 놀란 얼굴이다.)
어어, 네?
 
강옥:(그를 쳐다보며)이미 다 예상하고 나 찾아온 거 아니었습니까? 나 원. 무서워서 이제 집으로 어떻게 가려나(어깨 으쓱)
 
구하준:아, 아니요, 그건, 그건 아니었는데... 아니, 형사님이라서 다행이었던 건 맞지만...(뒷목을 긁적인다.)
 
강옥:(씨익)당신 말에 어울려주겠다고요. 그러니까 어서 가죠, 퇴원 수속 밟아야죠.
 
구하준:.....(강옥의 웃는 얼굴을 보고 못이기겠다는 표정을 지은 뒤, 한숨을 내쉰다) 생활비 낼게요. 병원비도 갚고요.
 
강옥:(그 말에 그를 쳐다보며)하준씨. 몇 살 입니까?
 
구하준:아... (잠깐 주저하다가) 스물 둘이요. ...이번엔 거짓말 아니랍니다? 뭐, 지문 채취해보면 뻔히 나오겠지만.
 
강옥:(지문 채취에, 피식)스물 두살에, 연영과면... 생활비랑 병원비 낼 경제력이 됩니까?
안되는 거 내가 뻔히 아는데.
(뒤돌아 서서 응급실로 가면서)그렇게 찜찜하면, 이름값이라고 생각하세요. 나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구하준:(뭐라고 말하려다가, 그 말에 말문이 막힌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곧 웃음을 터뜨린다.) 하, 진짜.... (숨을 한 번 들이쉬었다가 내쉰다.) ...집안일 다 할게요. 저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해서 그건 자신 있어요.
 
강옥:네. 안그래도 다 시킬 거니까 빨리 와요.
 
구하준:(피식 웃는다) 아, 예.
 
구하준의 퇴원 수속을 밟고, 둘은 강옥의 집으로 갑니다.
 
강옥:(집으로 들어서면서 슬쩍 얘기한다)저쪽 방은 들어가지 마십시오. 화장실은 저쪽이고.
 
구하준:(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강옥의 말을 듣는다.)
(그러다 뒤에서 강옥의 옷자락을 잡는다.) 형사님. 근데,
 
강옥:(깜짝)
 
구하준:형사님 성함, 못 들었는데. (놀란 얼굴을 향해 웃는다.) 신도현 말고, 이번엔 진짜 이름 알려주시면 안 돼요?
 
강옥:(그의 말에 그러고보니 이름을 안 가르쳐줬었나 하며)아아..
(씨익 웃으며)강 옥입니다. 미안합니다, 이제 밝혀서.
 
구하준:(생긋 웃는다.) 하하, 이제 진짜 통성명하네요. 우리?
 
강옥:(씨익)그러네요. 아, 그러고보니 입을 옷이 필요하겠네요.
(그리곤 어떤 방으로 들어가 조금 뒤지더니, 편해보이는 옷을 가져온다)
 
구하준:어어, 감사합니... (얼떨결에 받는다)
 
강옥:그건 좀 불편해보이니까, 씻고 이거 입어요.
내 거라서 조금 클 수도 있긴 한데. 적당히 맞을 겁니다.
 
구하준:네... (멀뚱히 받은 옷을 한 번 보고, 강옥을 보고 웃는다.) 와아, 되게 친절하시네요! 형사님한테 반해버리겠는데요?
 
강옥:(움찔하곤 그를 조용히 보다가)그... 하준씨. 저번에도 그런 생각을 조금 하긴 했지만...
그런 말은 좀 사가해주셨으면 합니다.
 
구하준:네에? 왜요? (짓궂게 웃으며 당신에게 바짝 붙는다.)
 
강옥:흠(고개를 살짝 옆으로 틀며, 화장실로 민다) 어서 씻으시죠.
 
구하준:형사님도 참, 부끄러움이 많으시다니까~ (킥킥 웃으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강옥:(한숨을 쉰다)하.... 지친다.
(일주일 만에 돌아온 집에, 괴도에. 머리가 조금 복잡해진다)
 
다사다난한 하루네요...
 
강옥:술이나 마실까...
(냉장고를 뒤져 맥주를 한 캔 꺼낸다)
 
맥주를 마시고, 지난 하루동안의 피로를 풀어보려 합니다.
 
강옥:(캔을 딴 뒤 벌컥벌컥 마신다)
'괴도를.. 잡아야 되는데. 그게 맞는데. (시계를 보며)내일 일어나면 서로 같이 가야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구하준이 다 씻고 옷을 입은 채 나옵니다.
 
구하준:(수건을 목에 건 채, 강옥이 준 옷을 입고 나온다.) 참, 형사님. 제가 말할 게 있었는데...
혹시 저 체포하시려는 건 아니죠?
 
강옥:(그를 쳐다보며 캔을 들이키곤)그게 제 임무인데요.
 
구하준:(실소가 살짝 터진다.) 예, 형사님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요. 근데요. 제가 자수를 하든 형사님이 체포를 하든,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서요. 연쇄살인 사건 말이에요.
 
강옥:(캔을 내려놓곤 그의 말을 듣는다)
 
구하준:그들이 뭘 꾸미고 있는 거 같아요. 형사님은 현장에서 일하시니까, 혹시 관련된 건 알고 계실까 하고요.
 
오늘 일하면서 알았던 정보가 있었죠?
 
강옥:음... 안다고 해야하나....
(소파에 몸을 기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하아아....
 
구하준:뭐든지 좋아요. 형사님 도움이 필요해요. (다가와서 눈높이를 맞추고 당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강옥:(고개를 가로 젓곤 그를 쳐다본다)하준씨. 그때 무도회 지하실에서 찢었던 그 마법진... 그게 정확히 뭡니까.
 
구하준:.....(잠깐 놀란 듯 눈이 커졌다가) 형사님은 감이 좋으세요. 대강, 음, 안 좋은 걸 소환하려는 주문진이라고 하면 될까요?
 
강옥:소환...(현실성 떨어지는 얘기에 작게 실소하곤) 미안하지만 알려줄 수 없습니다. 지금 수사중인 건이라.
(소파에서 일어나며)하지만, 내일 나랑 어디 좀 같이 가면.. 혹시 압니까. 그게 하준씨가 원하던 걸지.
 
구하준:(눈살을 살짝 찌푸린다.) 이 일에 있어 더 잘 아는 건 저일 텐데요. 그런 식으로 넘어가려고 하면, 제가 홀랑 넘어갈 것 같으신가요?
 
강옥:(어깨를 으쓱이며 화장실로 간다)글쎄,, 그건 하준씨 선택이죠.
 
구하준:(불퉁한 얼굴로 당신을 노려본다. 언젠가 휴게실을 나설 때 당신을 보았을 때처럼)
 
강옥:(화장실 문이 닫히고, 몇 분 뒤- 나온다)
 
구하준:....(강옥을 흘겨본다) 저한테 알려줄 생각 없으시다 이거죠. (한숨을 삼킨다.)
 
강옥:(물기를 닦으며)네...?
 
구하준:(찌푸린 미간을 하고 당신을 보다가,) 솔직하게 털어놓을게요. 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요, 그 때 그 무도회에서처럼 또 마법진을 계획하고 있다는 모양이에요. 연쇄살인은 의식을 위한 준비면서, 덤으로 골칫거리인 저도 제거하려는 속셈이었고요.
제가 이 정도까지 털어놓았으면, 형사님도 형사님이 아시는 걸 제게 말해주셔야 되는 거 아니겠어요?
(다시 한 번 도움을 청하듯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강옥:(그의 두 눈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아까도 말했지만, 직접적으로 말해줄 수 없습니다. 이건 수사중인 건이니까요.
하지만.
(한숨을 쉬고 그를 뒤돌아)지금부터 내가 하는 건 혼잣말이니까, 알아서 들어요.
 
구하준:(집중한 얼굴로 강옥의 말을 듣는다)
 
강옥:캔디랜드를 중심에 두고 별 모양이 그려지더군요. 마치 마법진처럼.
그리고 관련 실종사건은 수 천명에 달하고 말입니다.
이게 뭘 의미하는진 경찰에선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난 그때 봐서 알았고.
 
구하준:('실종사건'이란 말에 미세하게 동공이 흔들린다. 그러나 곧 당황하지 않은 듯 표정을 갈무리하며)......역시. 그들이 이 도시를 무대로 거대한 마법진을 설계하려는 게 분명해요. 마법진의 꼭지점마다 제물을 바치고, 최종적으로 이 가운데, 캔디랜드의 어딘가에서 악신을 소환하려는 거죠.
마침, 돌아오는 토요일이 달이 뜨지 않는 그믐이에요. 소환 의식을 벌인다면 그 날이 가장 유력하겠어요.
(곰곰히 생각하는 얼굴이다가, 번쩍 고개를 들고는 당신을 보고 씨익 웃는다)
이번 주 토요일에 한가하시죠? 저랑 데이트 해요!
 
강옥:(그의 말에 돌렸던 고개를 천천히 돌리곤 그를 본다)...왜 말이 그렇게 됩니까.
 
구하준:(일부러 가볍게 말하는 투) 하하, 놀이공원에 가서 사악한 의식을 벌이려는 놈들을 막아야죠! 당연히.(목소리를 낮춘다.) 그리고 이번엔 정말 형사님 혼자서도,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없을 거거든요.
 
강옥:(눈을 질끈 감으면서)내가 분명 혼잣말이라고...
 
구하준:(다시 생글 웃으며) 하하, 이미 다 들었는데 뭘요. 그러니까, 데이트해요. 멋진 형사님.
 
강옥:(오른손으로 휘휘 저으며)아아. 그건 내일 돼서 봅시다. 언제 일어날 줄도 모르고.
 
구하준:어어, 팬텀 골드 미스트와 단 둘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렇게 성의없이 거절하기 있어요?
 
강옥:네네(건성으로 대답하며, 방으로 들어가서 정리한 뒤 거실로 나온다)하준씨가 여기서 자십시오.
 
구하준:와... 형사님 정말 재미없어요.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강옥:(흘려들으며)내가 소파에서 잘 테니까 내 방에서 자라고요.
 
구하준:...(그 말에 의외라는 듯 눈이 잠깐 동그래진다.) 네? 아니에요, 제가 소파에서 잘게요! 신세지는데 그럴 수는 없죠.
 
강옥:(피곤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내가 불안해서 그럽니다. 나갈 수도 있으니까. 내가 거실에서 자면 당신이 일어났을 때 깨겠죠.
 
구하준:.......(뭔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 한숨을 쉰다.) ...안 나갈게요. 제 이름 걸고 맹세해요. 그러니까 형사님이 침대에서 주무세요.
 
강옥:벌써 다 정리했습니다. 어서 들어가세요. (휘휘 손을 젓는다)
 
구하준:...아, 이 말 꺼내기 싫은데. ...그렇게 제가 안 믿기면 수갑이라도 채우시든가요. (오른쪽 손목을 내민다.)
 
강옥:자는 사람, 수갑 채워서 뭐 합니까..(얼굴을 쓸며)그렇게 하면 내가 잡혀간다고요.
 
구하준:.....? (모르는 얼굴로 갸웃한다. 그러다 강옥의 손목을 잡는다.) 그럼 같이 자요!
 
강옥:(극심한 피로가 느껴지는 눈으로)네?
 
구하준:(강옥의 팔목을 잡아 강옥의 방으로 이끈다.) 형사님 피곤하시잖아요. 잘 자야 피로가 풀리죠! 저 진짜 도망칠 생각 없으니까... ...그리고 갈 데도 없고요. (한숨을 쉰다.) 자, 그러니까 얼른 주무세요.
(강옥의 등을 떠민다)
 
강옥:(눈을 감으며 손으로 머리를 받치곤)잠시만. 있어봐요.
(방으로 가서 이불을 가져온다)
(거실에 핀다)
자. 여기서 하준씨가 자고, 바로 위에서 내가 자면 되죠.
 
구하준:..... (완전히 고집을 꺾은 게 아니라서, 조금 불만스럽긴 하지만. 피곤해하는 강옥의 얼굴을 보고 말을 삼킨다.) 네에. 그래요. 피곤해 보이시니까, 어서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강옥:(손을 휘휘 젓고는 쓰러지듯 소파에 눕는다)
 
구하준:아 참, 그리고.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감사해요. 믿어주셔서. (잠시 숨을 쉬고) 이제 정말 안녕히 주무세요.
 
강옥:(말을 들었는지 아닌지, 미동이 없다)
 
다음날
 
무언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강옥은 눈을 뜹니다.
 
강옥:...? 형..?(비몽사몽)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떠서 보면, 해가 중천에 걸려있는 게 보입니다.
 
그래요, 하긴 어제 많은 일이 있었죠. 일주일만의 퇴근이었는데....
 
강옥:(얼굴을 쓸며)아... 아...
(소리의 원인이 하준인걸 깨닫는다)
 
구하준:(일어난 강옥을 발견하고, 활짝 웃으며 다가온다.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어, 일어나셨네요? 좋은 아침이에요!
 
강옥:(하준을 보고 시계를 한번 본다)지금 뭐하는 거예요..?
 
시계는 열두시 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침이 아니라 점심이네요.
 
구하준:(싱긋 웃는다) 요리요! 안 그래도, 형사님 피곤해 보이셔서 자게 놔두긴 했는데. 슬슬 배고프실 것 같아서 깨울 참이었어요!
 
소매를 걷어붙인 팔목엔 어제 일이 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반창고와 붕대가 보입니다.
 
하긴, 이 사람 자체가 꿈이 아니라는 증거기도 하지만요.
 
강옥:(한 손으로 얼굴을 덮듯 눈가를 매만지며)흐음.... 요리 할 줄 알아요..?
 
구하준:흐흥, 이래뵈도 꽤 잘 해요. 제가 손재주가 좀 좋거든요? (방글 웃으며 강옥의 팔을 잡고 식탁으로 이끈다.)
 
강옥:(이끌려 식탁앞에 간다)
 
식탁에는 된장찌개와 달걀말이, 기타 밑반찬이 놓여 있습니다.
 
강옥:'와 얼마만에 집밥이냐'
김밥도 괜찮은데..
 
구하준:에이, 무슨 소리예요.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최고지~ 같이 먹어요! (수저를 꺼낸다)
 
강옥:(수저를 받고 자리에 앉는다)고맙습니다.
 
구하준:(눈꼬리가 빙그레 휜다.) 네. 맛있게 드세요.
 
강옥:(피식)잘 먹겠습니다
 
강옥은 그렇게 조금 색다른(?) 상황에서 아침(?) 식사를 마칩니다.
 
그 후 씻고 나와서, 이 이상한 동거에 대한 딜레마를 이어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우웅- 우웅-
 
핸드폰이 울립니다. 확인해보면 선배네요.
 
강옥:(전화를 받는다)네, 선배. 무슨일입니까?
 
선배: [아, 옥아. 휴가 중에 미안한데... 너 지금 출근할 수 있냐?]
 
강옥:예? (혼란스러워 한다)무슨, 일 생겼습니까?
 
선배: [누가 몸이 안 좋아서 쓰러졌대. 그래서 인원이 부족한데, 너라도 나올 수 있으면 나왔음 해서.]
 
강옥:(쓰러졌구나. 그럴만하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조금 울적해진다)넵 바로 가겠습니다.
 
구하준:(전화하는 강옥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강옥:(전화를 끊는다)
 
구하준:(지나가는 말로) 역시 경찰은 힘든 직업이네요...
 
강옥:(서둘러 겉옷을 챙기고 현관으로 간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하준을 보며)좀 편히 쉴 수 있게 자수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구하준:(그 말에 피식 웃고) 제가 자수한다고 안 바쁜 게 아닐 텐데요~ 그래도 형사님은 정의롭고 멋진 형사님이시잖아요? 근무 힘내세요!
 
강옥:(한숨을 푹 쉬며 나간다)
 
구하준:(킥킥 웃으며 강옥을 배웅한다. 강옥에겐 좀 얄미워보일 지도 모르겠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강옥은 그렇게 짧은 휴가를 즐기다 말고 출근길에 오릅니다...
 
....
 
퇴근한 후엔, 아침 때와 마찬가지로 환하게 웃으며 어서오라고 맞이하는 괴도를 마주하고요.
 
구하준:(방실방실 웃으며 당신을 본다) 어서 오세요! 저녁은 드셨어요? 안 드셨으면, 같이 먹어요!
 
강옥:(그를 보고 조금 당황한다)아... 네.
(집에 사람-남-이 있는 게 오랜만이라 어색하다)
 
구하준:(콧소리를 내며 식탁으로 가 수저를 놓고, 강옥을 돌아보며) 앉으세요!
(그러고는 맞은 편 자리에 앉는다. 여전히 웃는 얼굴이다)
 
강옥:(떨떠름하게 그를 한번 쳐다봤다가 피식 웃는다)
 
저녁도 역시 구하준이 차린, 밥과 국, 반찬입니다. 따끈한 김이 오르는 게 맛나 보여요.
 
강옥:(차린 음식을 보고)..전에도 생각했지만, 요리를 꽤 잘하는군요.
 
구하준:(그 말에 강옥을 보고 활짝 웃는다.) 하하! 네. 학생 때부터 쭉 해와서. 아, 형사님 앞에서 주름잡는 걸로 보이려나... 그러고 보니 형사님 나이도 모르네요. (나이를 알려달라는 듯 당신을 본다.)
 
강옥:(밥을 먹으며 고민한다) '신상정본데... 알려줘도 되려나.'
'아 그래. 저쪽도 알린 판에 뭐.'
 
구하준:(보채듯이 당신을 본다. 기대하는 눈)
 
강옥:(짧은 고민 끝에 그를 보고 말한다)27입니다.
 
구하준:(눈이 약간 동그래진다.) 어, 그래요? 다섯 살이나 형이었네? ...아, 어쩐지 어른스럽다고 생각하긴 했는데요.
 
강옥:(씨익)그렇습니까.
(조금 작은 목소리로)하준씨가 어린 거 같은데.
 
구하준:(마주 웃다가, 그 말에 어어? 하고 눈썹이 껑충 올라간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어린애 같다는 건가요? 어디가?
 
강옥:(그 모습을 쳐다보며, 입고릴 올린다)음... 전부 다?
 
구하준:(갈색 눈을 살짝 찡그리며 불량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에이, 형사님이 너무 어른스러운 거 아니고요~?
(그리고 혼자 킥킥 웃는다.)
 
강옥:(그의 웃는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곤 피식 웃는다)
 
구하준:(웃다가, 문득 표정을 지우고 강옥을 보더니) 그거 아세요, 형사님?
 
강옥:(밥을 씹으며, 그를 쳐다본다)
 
구하준:(강옥을 향해 배시시 웃는다.) 형사님 웃을 때 진짜 잘생겼어요.
 
강옥:(그 순간 기침을 한다)크흡!
 
구하준:(기침을 하자 놀란 얼굴로 물잔을 건넨다.)
어어, 괜찮으세요?
 
강옥:(물잔을 건네받곤 들이킨 뒤)후으....(입가를 닦은 다음, 그를 원망의 눈으로 쳐다본다)밥 먹다가 사람 죽일 일 있습니까?
 
구하준:(그 말에 푸핫, 웃음이 터진다. 그러나 곧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아, 죄송해요. 근데 그게 그렇게 놀랄 말이었어요?
이상하다, 형사님 잘생기셔서. 이런 대쉬는 많이 받아보셨을 거 같은데.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눈으로 당신을 본다.)
 
강옥:(그의 눈을 보곤 또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은 채 일어난다)하아, 정말..
 
구하준:어? 어디 가요? (놀란 강아지같은 눈을 하고 강옥을 본다.)
 
강옥:(밥그릇을 들곤)밥 다 먹었습니다. (그를 보고 씨익 웃으며)잘 먹었습니다.
 
구하준:(뭔가 더 같이 얘기하고 싶은 눈치지만...) 후음, 네에. 잘 드셨다니 좋네요.
 
밥을 다 먹으면, 구하준은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합니다.
 
강옥은 어떻게 하나요?
 
강옥:(그를 뒤에서 힐긋 본다) '학생 때부터 쭉 해왔다라...'
(슬쩍 옆으로 가서 물어본다)그.. 그냥 물어보는 건데,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해온 겁니까?
(살짝 눈치를 살피며)곤란하면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궁금한 거라서.
 
구하준:(설거지를 하다, 옆에 온 강옥을 놀란 눈으로 본다.) 네? 아아. (웃으며) 그건 아니에요.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를 해서... 제대로 집안일 한 지는 이제 막 5년인가?
(별로 곤란하진 않아요, 라며 가볍게 웃으며 덧붙인다.)
 
강옥:자취요? (조금 눈을 크게 떴다가) 학생 때부터, 고생 많았겠네요.
 
구하준:(그 말에 오히려 호쾌하게 웃는다.) 하하! 아니에요~ 고생은요, 오히려 즐거웠어요. 친구가 놀러와서 같이 자기도 하고, 시험기간 공부도 하고, 새벽까지 게임도 하고. (키득거리며, 설거지를 끝내고 수도꼭지를 잠근다.)
 
강옥:(그런가 하며 자취의 이점을 떠올리며 고개를 조금 끄덕인다)
 
구하준:형사님도 학생 때 그래보셨지 않아요? 그 땐 다들 그러잖아요.
 
강옥:'친구랑 놀기도 하고, 시험도 치고.. 그냥 여느 학생과 다를 바 없네.'
(고개를 끄덕이며)그렇죠. 집이 좀 엄한 편이라 집에서 놀진 못했지만, 시험 끝나면 게임도 같이 하고..
 
구하준:(강옥의 말에 환하게 웃는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서 기뻐보인다.) 하하, 역시? 형사님한테도 그런 학창시절이 있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네요!
 
강옥:(그의 말에 피식 웃으며)그게 무슨 말입니까. 난 뭐 어릴 때도 없이 바로 형사였는 줄 아나.
 
구하준:(그 말에 깔깔 웃는다. 진정하고) 형사님은 학생 때 어떤 학생이었어요? 왠지 모범생 스타일이었을 거 같은데?
 
강옥:나 말입니까? (허공을 보며 생각하면서) 음... 잘 노는 모범생?(결론을 내린 뒤 그를 보고 웃는다)
 
구하준:(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큭큭 웃는다.) 와, 본인 입으로 모범생... (놀리듯이) 자신감이 엄청나네요... 경찰은 엘리트라더니 그래서 그런가~
 
강옥:(피식 웃으며)그러는 하준씨는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내가 생각할 땐... 말썽 잔뜩 피우고 교무실에 매일 불려 가는 그런 학생이었을 거 같은데.(장난치듯 미소지으며)
 
구하준:(눈썹을 찡그리며 불퉁한 표정을 짓는다.) 전혀! 아니었거든요! 이래뵈도 예고를 대표하는 아주 우수한 학생이었답니다?
(손을 허리에 짚고 어깨를 으쓱인다.)
 
강옥:호오~ 그래요?(놀리는 듯한 투로)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구하준:(뚱한 표정으로 당신을 노려보는 눈이 한 번 닿았다 떨어진다.) 하... 정말, 형사님이 그렇게 얄미워도 돼요?
 
강옥:(큭큭 웃으며)아, 미안합니다. 생각보다 재밌네요, 놀리는 거.
(하준을 쳐다보며)종종 놀려야겠습니다. 언제 괴도를 다 놀려보겠습니까?
 
구하준:(어이없는 눈이지만, 입은 웃고 있다.) 와, 나빴어... 생각보다 성격 안 좋으시네요, 형사님.
 
강옥:(어깨를 으쓱 하며)글쎄요. 진짜 성격이 안 좋았으면 (그를 보고 웃으며)벌써 수갑 채우고 서로 갈 텐데. 이 정도면 천사죠.
 
구하준:윽. (그 말에 표정이 약간 일그러지며 뒤로 물러선다.) ... 그래봤자, 괴도라는 증거도 없는데 엄한 사람 잡았다고 한소리 들으실 걸요?
 
강옥:(물러서는 그를 보고 피식 웃으며)알면서 왜 물러섭니까? 겁은 나나 보죠.
 
구하준:... (말문이 막혔는지 입을 달싹이다 불만있는 눈으로 강옥을 흘겨본다.)
...일단 토요일까진 체포 안 하시기로 했잖아요. 약속 어기지 마세요, 정말.
 
강옥:(씨익 웃으며)어디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입니까. 그렇게 못믿으시겠으면,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든다)이런 약속이라도 할까요?
 
구하준:(한쪽 눈썹이 올라가고 한쪽 눈썹이 내려간다.) ...어린애 취급 하기에요? ...(강옥의 새끼손가락에 자기 새끼손가락을 건다.)
....(유치한 행동을 스스로 했다고 조금 현타가 온 얼굴)
 
강옥:(그 얼굴을 보고 큭큭 거리며) 뭐, 복사나 사인도 필요합니까?
 
구하준:(어린애 다루는 듯한 말투에 기분 나쁜 얼굴을 한다.) 아니요! 이걸로도 완전 충분해요!
 
강옥:(손을 빼며)알겠습니다. 그럼 이걸로 됐죠?
(그를 보다가 뭔가 생각난듯)아, 하준씨 입을 옷 필요하지 않습니까?
 
구하준:(전혀 생각치 못한 듯 눈이 동그래졌다가, 곧 자신이 입은 옷을 내려다본다.) 네? 아, 이건 형사님 옷이니까... 그렇네요. 입을 옷이...
 
강옥:오늘 갔던 것 때문에 금요일에 조금 빨리 퇴근할 것 같습니다. 그때 같이 옷이라도 보러 갈래요?
 
구하준:(눈을 깜빡인다.) 어어, 네... (얼떨결에 대답을 뱉는다.)
 
괴도가 입을 옷을 챙겨주다니,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되지만요.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금요일이 오기 전까지, 강옥은 구하준과의 동거를 하루하루 이어갑니다.
 
퇴근하고 돌아온 당신을 위해 구하준이 팔을 걷고 손수 안마를 해줄 때는, 좀 놀라웠지 않나요
 
구하준:음, 여기 뭉쳤네요? (강옥의 어깨 한 부분을 누른다.)
 
강옥:(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끄응.... 안 이래도 되는데..
 
구하준:하하, 얹혀사는 주제에 이 정도는 해야죠~ 그냥 받아요. 자, 자. (웃음소리를 흘리며 안마를 계속한다.)
 
강옥:아아....(시원한 듯 아픈 듯 절로 곡소리가 나온다)
 
구하준:(당신의 반응에 즐거워 보인다.) 형사님이 아니라 어르신이라고 불러드려야 겠어요.
(낮게 키득거리며 웃는다.)
 
강옥:(한숨을 푹 쉬며)끝나면 내가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누가 더 어르신인지 알 수 있겠죠.
(눈을 번뜩인다)
 
구하준:(자지러지게 웃는다. 웃느라 얼굴이 빨갛다.) 하하하! 아, 웃겨.
 
강옥:뭐가 웃깁니까?(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참, 정말. 알 수가 없네.
(일어나면서)자 그럼 이제 다 끝난거죠? 이제 내 차롑니다.(하준을 잡으려 한다)
 
구하준:앗, 그건 안 되죠! (웃으며 잽싸게 도망친다)
 
강옥:(잡으려고 따라간다)뭐가 안 됩니까. 나만 당할 순 없습니다.
 
구하준:아이코, 무서워라~
 
집안에서 짧은 술래잡기도 벌이고...
 
금요일엔, 말한 대로 구하준의 옷을 사러 둘이 같이 외출합니다.
 
강옥:한 벌 고르십시오. 너무 비싼 건 안되고.. 적당한 걸로.
 
구하준:(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옷을 둘러보고 있다가) 어, 사주시게요? 저 옷 살 돈은 있는데...
 
강옥:(그를 보고)얼마나 있습니까?
 
구하준:(고개를 갸웃하다가) 음... 한 15만원?
 
강옥:(15만원에 눈이 커지며)...돈이 어디서 나는 겁니까. 용돈?
 
구하준:하하, 그럴 리가요! 알바로 버는 거죠. 연극 단역을 서거나... (그렇게 말하며 근처에 있는 옷의 질감을 살핀다)
 
강옥:(고개를 살짝 갸웃하며)알바? 최근에도 했습니까?
 
구하준:(다른 옷을 꺼내보다가, 그 말에 돌아보지 않고 대답한다.) 아뇨~ 한.. 한 달 전부터 통 못했어요. 그러니까 잔고가 바닥났죠.
 
한 달 전이면... 연쇄살인이 일어나기 시작한 때와 겹칩니다.
 
강옥:흠.... 그렇군요.(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괴도가 알바를 한다는 건 신기하네. 하긴 훔친 물건을 다시 다 돌려줬으니까. 그런데 한 달 전이면.. 그때부터 쫓기고 있었던 건가?'
 
구하준:(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고르고 있다. 이것저것 들어보았다 하며 옷의 색깔이나 질감, 디자인 등 세심하게 살핀다.)
 
강옥:(그 모습을 보며) '어떻게 다쳤는지는 얘기하지 않았지. 대충은 그 단체 때문이겠지만...'
'그런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왜 괴도가 된 걸까.'
 
구하준:(한 옷을 들어 가격표를 뒤집어보더니, 밝은 얼굴로 강옥을 돌아본다.) 전 이게 괜찮은 거 같아요! 계산하고 올게요.
 
강옥:아, 잠시만요.(그를 따라간다) 내가 내겠습니다.
(카운터에서 카드를 낸다)\
 
구하준:(강옥을 한 팔을 뻗어 막는다) 어어, 그건 안 되죠! 제가 살 거에요. 제 옷이잖아요.
(카드를 꺼낸다.)
 
강옥:(하준을 쳐다보고 막은 팔을 다른 팔로 떼어내며)그 돈은 하준씨 용돈으로 쓰십시오. 사회인이랑 같이 있는데, 학생이 무슨 돈을 냅니까. (직원에게)이걸로 계산해주세요.
 
구하준:아, 진짜 괜찮은데...
 
강옥의 고집대로, 구하준의 옷은 강옥이 계산합니다.
 
구하준:(옷이 든 봉투를 들며 한 번 보았다가, 강옥을 본다.) 이거 너무 염치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갚죠?
 
강옥:(피식 웃으며)그 옷이 얼마 한다고 그럽니까. 그럴 필요 없습니다.
 
구하준:(강옥을 보는 갈색 눈이 두어번 깜빡인다. 눈을 데굴 굴린다.) 음, 그래도 좀 그러니까...
혹시 원하시는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뭐든지 들어드릴게요. (작게) 아, 자수 말고요.
 
강옥:('자수'란 말에 크게 웃으며)하하하하! 여기서 갑자기 그렇게 말할 줄 몰랐습니다.
 
구하준:(크게 웃는 강옥을 보는 눈이 놀란 모양이다.)
 
강옥:(그를 보고는, 어느 때보다 크게 미소 지으며)그럼 집에 가서 밥 해주십시오. 이 정도면 그 옷 값은 거뜬할 거 같은데.
 
구하준:(눈을 깜빡이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럼, 형사님 좋아하는 걸로 해드릴게요. 특별히 좋아하는 반찬이나.. 메뉴 있어요?
 
강옥:음... (눈을 굴리다가)된장찌개랑 계란말이 좋아합니다.(싱긋)
 
구하준:(소리죽여 웃는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어도, 빙긋이 접힌 눈이 보인다.) 네! 제가 진짜 맛있게 해드릴게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강옥:(그 얘기에 피식 웃으며)글쎄, 살려는 주십시오.
 
구하준:하하! 살려는 드릴게요~
 
두 사람은 그렇게 옷을 사고 돌아와, 구하준이 어느 때보다 열심히 차린 저녁을 들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잠이 듭니다.
 
생각보다, 그와 지내는 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괴도와 동거하는 게 괜찮다는 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토요일 아침이 밝습니다.
 
강옥:(일어난다)
 
날은 그야말로 화창합니다. 구름은 없고 하늘은 푸른, 선선한 가을날씨네요.
 
강옥:...이 좋은 날에...
 
성인 둘이서 주말 하루를 비워 놀이공원에 가다니... 데이트라면 데이트인데
 
식탁 위엔 구하준이 놓고 간 메모지가 보입니다.
 
"저 먼저 가 있을게요! 캔디랜드 정문에서 봐요!"
 
강옥:(메모를 보고)...왜 먼저 갔대.
(하품 하고, 하여간 재밌던 녀석이라니까 생각하며 씻고 나온다)
 
어떻든 강옥은 나갈 채비를 합니다.
 
놀이공원에 가는 일정이니, 사복을 입을 수밖에 없죠. 너무 신경을 쓰면 괴도가 놀리지 않을까요?
 
하지만 너무 편하게 입자니, 그건 그것대로 좀 그렇고
 
강옥:'이렇게 고민하는 게 더 놀릴 거리지.'(고개 도리도리)
(항공 점퍼를 들었다가 너무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에 내려놓고, 아이보리 색의 스웨터를 찾아 입는다)
 
강옥이 얼추 준비를 마치면,
 
행운 판정
 
강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잊어버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서랍이 열려 있네요.
 
열린 서랍 안에 금빛 안개꽃 문양이 새겨진 반지와, 곱게 접힌 흰 장갑이 보입니다.
 
괴도한테서 빼앗았던 물건이죠. 괴도와의 질긴 악연(?)의 시작을 상징하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어쩐지, 이것을 챙겨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옥:(곱게 접어둔 장갑을 보고 피식 웃으며) 이걸 도 언제 본 거야.(반지만 챙긴다)
 
반지를 챙긴 강옥은 캔디랜드까지 이동합니다.
 
캔디랜드의 정문.
 
거대한 호박 조형물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습니다. 다가오는 할로윈을 테마로 벌써부터 죽은 자의 명절 준비가 한창이네요.
 
주변에는 이른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즐겁게 매표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구하준:형사님!
 
말끔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강옥:아, 하준씨...(그를 본다)
 
구하준:(활짝 웃으며 뛰는 걸음으로 강옥에게 다가온다) 흐흥, 멋지게 입으셨네요! 보기 좋아요, 아, 피지컬 덕이 큰가~?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구하준은 딱 보기에도 본격적인 데이트룩입니다.
 
마치 오늘, 데이트만 하러 온 사람처럼요!
 
과감하게 쇄골을 드러난 패션은... 당황스러운 기분을 느껴보라고 입은 걸까요?
 
강옥:(헛기침을 하고)크흠. 하준씨 그게 뭡니까. 너무....(드러난 쇄골쪽에 시선이 고정된다)
 
구하준:(그 말에 한 쪽 눈을 찡그리며 웃는다.) 어어, 어딜 보는 거에요! 너무 대놓고 보면 아무리 저라도 쑥스러운데?
(셔츠 앞섬을 가리듯 살짝 쥔다)
 
강옥:(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를 본다)내, 내가 뭘 봤습니까! 그냥 앞만 봐도 보이는데.
 
구하준:어어, 변태 형사님 말이 많으시네요~ (장난스럽게 웃는다. 마냥 기분이 좋아 보인다.)
 
강옥:(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돌린다)하아. 진짜 왜 먼저 갔나 했더니.
(흘긋 쳐다보며)진짜 우리가 여기 뭐, (작게)데이트라도 하려고 왔습니까.
 
구하준:(흐흥, 비음을 흘린다. 눈이 웃고 있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기분은 내야죠!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생글생글 웃는다.)
(강옥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놈들이 뭘 꾸미고 있는지 알려면, 곳곳을 돌아다녀봐야 될 거에요. 그러니까... 평범하게 데이트하러 온 사람처럼!
 
강옥:(한숨 푹)하아... 알겠습니다.
 
구하준:(밝게 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고 캔디랜드 안으로 이끈다) 자자, 가셔야요 형사님?
 
강옥:네네. 갑시다.(끌려간다)
 
캔디랜드 안으로 들어오면, 여느 놀이공원과 같은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즐거운 소리로 가득하네요.
 
구하준:(놀이지도를 들고 펼쳐보며, 강옥에게 보여준다.) 어디로 갈까요?
 
강옥:음... '할로윈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갈 법한 곳은, 아무래도 귀신의 집이겠지..?' 귀신의 집부터 갈까요.
 
구하준:네! 좋아요. (방글 웃으며 강옥 옆에 붙어 팔짱을 낀다.)
 
강옥:(깜짝 놀라며 몸을 옆으로 뺀다)왜 그럽니까?! 다른 사람들 다 보는데..!
 
구하준:(팔짱을 풀지 않고 생긋 웃는 얼굴로 당신을 본다) 에이, 아무도 신경 안 써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뭘.
 
신경을 안 쓸 리가... 없죠! 훈훈한 비주얼의 남자 두 명이 팔짱을 낀 모습에 주변에서 흥미로워하는 시선이 붙습니다.
 
강옥:(주위를 둘러 보고)..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렇게 눈에 띄는데.
 
구하준:(흘려듣는다) 네네. 어서 가볼까요? 귀신의 집으로!
 
강옥:(한숨을 쉬고는 그냥 따라간다)네네.
 
두 사람은 귀신의 집으로 갑니다.
 
귀신의 집에는, '수리 중' 표지판이 덩그러니 걸려 있고,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그 앞을 지키며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죄송합니다.'고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구하준:(그 모습을 보고) 어, 수리 중이네요.
 
강옥:그러네요, 하필이면..(의문스럽게 쳐다본다)
 
구하준:하긴... 요새는 귀신의 집을 관람객이 별로 안 무서워 한다면서요? 리모델링할 만도 해요.
 
강옥:'할로윈이라 사람들이 귀신의 집을 가려고 들어오면 캔디랜드에도 이득일텐데,하필?
좀.. 수상하긴 한데...
안 그렇습니까?(하준을 본다)
 
구하준:(고개를 갸웃한다.) 음, 그런가요? 그런데...
공사 중인 데는 여기 말고도 롤러코스터 중에도, 바이킹이나 자이로드롭 같은 거도 있다는 걸요.
 
강옥:(그의 말을 듣고)그렇..습니까..?(그러나 여전히 의심은 된다)
 
구하준:놀이공원에 사람이 많이 오니까, 수리할 데가 많나 보죠. (서글서글 웃는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어디로 갈까요?
(문득 생각이 미친 듯) 아, 롤러코스터 어때요?
 
강옥:음...(의심은 잠시나마 접어두기로 하며 생각하다가, 하준을 본다)(씨익)놀이공원 하면 당연히 롤러코스터죠.
 
구하준:와, 맞아요! 형사님 저랑 생각이 같으시네요. (활짝 웃는다.)
 
두 사람은 롤러코스터 쪽으로 갑니다.
 
놀이공원에 왔다면, 역시 롤러코스터가 제격이죠. 사람들이 제법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강옥:(다른 수상한 점은 없나 둘러본다)
 
구하준:(강옥을 한 번 보고, 롤러코스터를 보며) 우리도 가서 줄 서요!
(생글거리는 웃음과 함께 강옥을 끌어당긴다)
 
강옥:네. (씩 웃으며 따라가서 줄을 선다)
(줄을 서서도 계속 주위를 둘러보다가 수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채 차례를 기다리다)그런데 하준씨도 롤러코스터 좋아합니까?
 
구하준:(그 말에 바로 환한 미소를 입가에 건다.) 네, 좋아해요! 어, 형사님도요? 형사님도 좋아해요?
 
강옥:(씨익)제가 놀이기구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롤러코스텁니다.
(하준을 보며)이런 건 또 의외로 잘 맞네요.
 
구하준:(어린아이같이,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와아, 그러네요! 신기하다!
 
강옥:(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는다)
 
구하준:(즐거운 기억을 떠올린 듯, 웃는 얼굴로 덧붙인다.) 저, 수학여행 왔을 때 친구들이랑 탔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 때 정말 재밌었는데.
 
강옥:아, 맞습니다.(빙긋 웃으며)보통 수학여행은 이런 놀이공원으로 오니까요.
 
구하준:네, 그쵸! 형사님도 수학여행으로 와보셨겠네요, 그럼? 친구들이랑 이것저것 타고, 놀고?
 
강옥:(고개를 끄덕이며)그럼요. 롤러코스터로 시작할 거라고 줄 서다가 롤러코스터만 탈 뻔한 적도 있었고.
 
구하준:(크게 웃는다) 하하! 그쵸, 롤러코스터는. 그래서 정말 꼭두새벽에 나오거나 다 저물녘에나 가잖아요.
 
강옥:그렇죠. 그래도 재밌으니까, 놀이공원의 꽃 아니겠습니까.
 
구하준:동감이에요! (눈꼬리를 접으며 웃는다)
아, 이제 우리 차례네요. (강옥을 끈다.)
(자리에 앉고 옆자리에 앉으라는 듯 툭툭 친다.)
 
강옥:(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입고릴 올리며 후딱 옆에 앉는다)
 
구하준:(당신을 보는 얼굴은 변화없이, 생글거리며 웃고 있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롤러코스터가 슬슬 움직입니다.
 
선로는 복잡하게 꼬불꼬불 엉켜 있고, 몇 번이나 추락과 상승을 반복합니다.
 
360도 구간은 또 어떻고요. 당연하지만 사진이 찍힙니다.
 
구하준:(사진을 들고 달려온다) 형사님, 이거 봐요!
 
강옥:그게 뭡니까?
 
구하준:뭐긴요~ 앞머리가 뒤집어진 형사님과 저? (그러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사진을 보여준다.)
 
강옥:(그걸 보고는 큭큭 웃는다)하준씨 이게 뭡니까ㅋㅋㅋ 완전 다 까졌네요.
 
구하준:와, 사돈남말 하기예요? 형사님이야말로 완전 웃기게 나왔는데? (깔깔 웃는다.)
 
강옥:(어깨를 으쓱하며)글쎄요. 나한텐 안 보입니다.
 
구하준:(킥킥 웃는다. 잠시 진정하고) 흐흥, 그래도 오랜만에 타니까 좋았어요! 전 놀이공원에 오면 항상 처음이랑 끝에 롤러코스터를 타거든요.
오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생글거리며 당신을 본다)
 
강옥:그러게 말입니다.(씨익)
음.. 그럼 이제 어디를 가볼까요, 일단 여긴 (두리번)수상한 게 없었는데.
 
구하준:음... 그렇죠? (지도를 다시 꺼내 보고) 그럼 바이킹? 어때요?
 
강옥:(고개를 끄덕이며)좋습니다. 그쪽으로 가죠.
 
구하준:와아, 어서 가요! (웃는 얼굴로 다시 당신에게 팔짱을 껴 온다)
 
강옥:(다시 한번 해탈한 표정으로 끌려간다)네네..
 
두 사람은 바이킹 쪽으로 갑니다.
 
거대한 드래곤 모양을 한 바이킹입니다. 바이킹이 움직일 때마다 용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고 화제가 되는데요.
 
롤러코스터만큼은 아니지만, 줄 서 있는 사람이 꽤나 많습니다.
 
구하준:(주위를 둘러본다) 음... 정말 사람이 많네요!
 
강옥:음 그러네요.(수상한 점은 없는지 둘러보며)
 
구하준:(강옥을 물끄러미 본다) 어... 여긴 특별히 수상해보이진 않는데요?
 
강옥:(고개를 끄덕이며)그러네요. 역시 귀신의 집이 좀 걸리네.
 
구하준:으으음, 그런가요. 형사님의 촉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눈썹이 살짝 내려갔다 돌아온다) 그래도 저랑 있을 땐 저한테 신경을 써주시면 안 될까요?
(말을 뱉고 뭔가 놀란 표정이다. 바로 강옥의 얼굴을 살핀다.) 아,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긴 하네요. 네, 그렇죠.
 
강옥:(평소대로 능글거릴 줄 알았던 그가 갑자기 수그러드는 모습에 의아해 하다가, 분위기를 풀려는 듯 씩 웃는다)뭐, 일단 대강 봤을 때 여기도 없는 것 같으니까, 줄이나 설까요? 이왕 놀이공원에 왔는데, 탈 건 타야되지 않습니다.
 
구하준:(그 말에 바로 표정이 환해진다.) 네, 그래요!
 
두 사람은 바이킹 줄에 섭니다.
 
바로 앞에는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색깔이 다른 동물 머리띠를 하고, 먹을 것을 서로 입에 넣어주는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하준:(앞 사람들을 보고, 뭔가 떠올린 듯 눈을 반짝거리더니, 강옥을 보고) 우리도 저거 할까요? (자기 머리를 가리킨다. 머리띠를 말하는 모양이다.)
 
강옥:(질색하는 표정으로 그 머리띠를 쳐다본다)아뇨. 딱히.
 
구하준:아이, 왜요~ (애교스럽게 쳐다본다) 놀이공원에 왔는데 기념으로 머리띠는 해봐야죠! 안 그래요?
 
강옥:(질색하는 표정으로 이번엔 하준을 쳐다보며)싫습니다.
(이 주제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줄이 언제 줄어드나 초조하게 기다린다)
 
구하준:(실망한 표정으로 툴툴거린다.) 형사님 정말 재미없어...
참, 형사님은 바이킹도 좋아하세요? (문득 생각난 듯)
 
강옥:(즉답)좋아합니다.(대답과 동시에 그를 쳐다보고, 눈을 빛낸다)
 
구하준:(그 얼굴을 보고 웃는다.) 익스트림한 거 좋아하시나봐요?
 
강옥:(눈을 빛내며)상대적으로 더 선호하긴 하지만, 놀이기구는 다 좋아합니다.
하준씨는 바이킹 좋아합니까?
 
구하준:(눈이 호선으로 접히며 웃는다.) 네, 좋아해요! 사실 그냥 바깥에서 노는 거면 다 좋은 거지만. (웃음을 흘린다.)
 
강옥:(피식 웃으며)그렇습니까. '이런 면은 애 같네.'
 
구하준:(앞을 보더니, 강옥의 팔을 잡고 이끈다.) 이제 우리 차례네요! 가요!
 
두 사람은 바이킹을 탑니다.
 
바이킹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구하준:형사님! 두 손 들어요! (웃는 얼굴로 당신을 본다)
 
강옥:(그의 아이 같은 모습에 못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피식 웃으며 두 손을 살짝 든다)와아^0^
 
구하준:(활짝 웃으며 두 팔을 든다) 와아!
 
바이킹에서 내리고, 구하준은 한층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구하준:(앞서서 몇 걸음 걸어간다. 그러다)
(돌연, 강옥에게 가까이 다가와 과장된 표정과 말투로) 당신은 그저 모른 척하고 있으시오. 그러다 일이 성사되면 찬사나 보내시오.
자, 오너라, 어두운 밤이여. 자비로운 한낮의 온유한 눈을 가려줄 너 밤의 검은 손이여.
그대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나를 위협하는 그놈의 생명 증서를 갈가리 찢어 없애다오!
(이내 가라앉는다.) ...점점 어두워지는구나.
 
신이 난 그가 어떤 연극의 한 장면을 짤막하게 연기한 듯 합니다.
 
강옥:(음소거된 박수를 치며, 피식 웃는다)잘하네요. 이렇게 보는 사람 많은 데서 갑자기 연기라니.
 
구하준:하하! 흥이 나면 좀처럼 주체할 수가 없어서요. (방글 웃으며, 당신을 본다. 다른 사람들이 보든지 말든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강옥:(마지막 가라앉는 대사를 생각하며)..그건 무슨 연극입니까? 꼭 악당의 대사 같던데.
 
구하준:네? 아, (악당이라는 말에 웃는다) 하하, <맥베스> 3막 2장에 나오는 부분이에요. 주인공인 맥베스가 친구를 죽일 자객을 보낼 때의 대사죠.
악당이라...(키득거린다) 비극이라서, 주인공이 악당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강옥:('친구를 죽일 자객'이란 부분에서 조금 놀라며)친구를 죽이다니... 그건 무슨 내용입니까? 햄릿 같은 그런 비극?
 
구하준:(연극에 관심을 보이는 강옥을 보고 즐거운 미소를 짓는다.) 햄릿과 같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죠. 맥베스가 왕이 되기 위해 왕도 죽이고, 친구도 죽이고, 끝내는 파멸하는 그런 내용인데...
(뒷목을 긁적인다) 지금 분위기엔 조금 안 맞는 거였을까요? 하하.
 
강옥:음(방금 전 하준이 했던 걸 떠올리며).. (피식)글쎄요. 대충 봤을 때 비극이라기 보단, 히어로물에서 악당이 영웅을 골릴 계획을 말하는 것 같아서. 밝은 분위기였거든요.
 
구하준:(그 말에 눈이 조금 동그래진다) 어어? 그래요? 음, 그새 실력이 녹슬었나.... (곧 방긋 웃는다) 제가 지금 신나서 그렇게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형사님 같은 관객 앞에서 연기하는 걸 즐거워서.
 
강옥:(그를 보고 씨익 웃으며)그렇습니까.
 
구하준:이제 어디로 갈까요? (묻다가, 문득 떠올린 듯) 맞다, 머리띠! 우리 머리띠 해야죠!
 
강옥:(딱 잘라 말한다)아뇨. 괜찮습니다.
 
구하준:(강옥의 팔을 잡아 끈다) 그렇게 말하지 마시고~ (서글서글 웃는 얼굴이다) 저 안목 좋다는 소리 많이 듣는 편인데? 형사님한테 딱 맞는 걸로 골라드릴게요!
 
강옥:아니, 정말 그럴 필요없는데...(끌려간다)
 
구하준:(싫은 얼굴이면서도 끌려오는 당신을 보고 활짝 웃는다)
 
무엇이든 있는 캔디랜드의 선물 가게입니다.
 
귀여운 캔디 마스코트의 상품이 가장 많이 보이네요. 키링, 가방, 인형, 우산 외에도 어딜 가나 있는 해파리 인형, 하프물범 인형, 돌고래 인형 등도 보입니다.
 
맛 좋은 캔디와 젤리도 팔고 있고요.
 
강옥:(하준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진다)
 
구하준:(냉큼 동물 머리띠 코너로 가 머리띠를 보다가, 멀어지는 당신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어떤 동물 좋아하세요? 형사님.
 
강옥:(안 들리는 척 다른 곳을 본다)'소환 의식이.. 그믐이라고 했었지. 그럼.. 밤에 할 확률이 높은데. 벌써 준비가 끝난 건가..'
 
강옥이 수사에 대한 생각을 이어갈 즈음, 갑자기 강옥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우웅- 우웅-
 
발신자는... 형?
 
강옥:(받는다)여보세요.
 
강석:[야. 뭐하냐.]
 
구하준:(전화를 받는 강옥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리띠를 고르는 데 열중한다)
 
강옥:응? (하준을 힐긋 보곤)근무 중인데.
 
강석:[(조금 조용하다가)... 뻥 치지마. 주변이 엄청 시끄러운데. 음, 놀이동산?]
 
강옥:(한숨을 쉬며)눈치 진짜 빠르네. 근무 중이라니까. 빨리 끊어야 돼. 왜.
 
구하준:(분홍색 고양이 머리띠와 백호 머리띠, 호랑이 머리띠 같은 것들을 꺼내 보고 살펴본다)
 
강석:[(키득키득 웃더니)야. 기사 났더라. 니가 쫓아다니는 그 괴도가 살인자래매?]
 
구하준:(뭔가.... 처음 듣는 강옥의 말투에 잠깐 놀란 시선을 보냈다가 바로 한다)
 
강옥:(그 말에 잠시 멈칫)..아니야.
 
구하준:(무슨 대화인지 모르고, 그저 흥얼거리며 머리띠를 계속 본다)
 
강석:[야. 뭐가 아니야. (큭큭 웃으며)사건 현장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이랑 그 노란 안개꽃이랑, 신출귀몰하신 괴도. 얼마나 잘 맞냐.]
 
강옥:(얼굴을 굳힌 채)신원을 알 수 없는 건 맞는데, 괴도의 상징이 안개꽃이란 건 다들 아는 사실이잖아. 그리고, 내가 전에 마주했을 때 느낀 바론..(하준을 보며)그럴 애는 아니야. 절대로.
 
강석:[(놀리듯이)오오~ 얼마나 거기 있었다고 진짜 형사 같은데~]
 
구하준: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옥:아 진짜...(형이 거의 놀리려는 의도로 전화했다는 걸 알고, 피식 웃으며)이런 걸로 전화하려면 하지마. 끊는다.
 
구하준:(자기 얘기란 걸 알았는지, 그제야 놀란 눈으로 강옥을 본다. 의외라는 듯 두 눈을 깜빡이고 있다.)
 
강석:[큭큭큭...(키득거리고 웃으면서)그래, 알겠다. 내가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자알~ 말해줄게. 강 형사님^0^]
 
강옥:(뚝)(끊는다)
 
구하준:(강옥을 보고 있다. 여전히 그 의외라는 얼굴로)
 
강옥:진짜.. 차단을 할 수도 없고..(중얼거리며 폰을 넣은 뒤, 하준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가 눈이 마주친다)
 
구하준:(눈이 마주치자, 두 눈이 빙긋이 접힌다) 형사님... 좀 감동인데요? 절 그렇게 믿어주시다니?
 
강옥:(하준이 들은 걸 모르는 듯 의아한 얼굴로)네?
 
구하준:(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는다. 눈에서 빛이 나는 듯 하다) 하하! 네, 아니에요. 흐흥~
(그러다, 갑자기 훅 다가와 강옥에게 갈색 강아지 머리띠를 씌운다.) 읏차!
 
강옥:(깜짝)앗.. 이게 뭡니까?(더듬어 머리띠를 만진다)
 
구하준:하하! 잘 어울리시네요! (배를 잡고 웃는다) 앗, 빼지 마세요! 저 계산하고 올 테니까.
(강옥이 잡을까봐 재빠르게 계산대로 간다)
 
강옥:(뚱한 표정으로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빼면 기분 나쁠까봐 참으면서)
 
구하준:(당신의 뚱한 표정을 보고 킥킥 웃으며, 돌아온다. 생글거리는 얼굴이다) 저한텐 안 골라주실 건가요?
 
강옥:(돌아온 하준의 머리에 쓰고 있던 머리띠를 빼서 씌워준다)저보다 하준씨한테 잘 어울립니다.
 
구하준:(머리띠가 씌워지자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한 얼굴로 변해선, 머리띠를 뺀다) 에이, 이게 뭐예요! 전 형사님 드리려고 산 건데.
 
강옥:(피식 웃으며)학생이 돈이 어디 있어서 그렇게 씁니까. 여기 놀이공원 안이라 다른 데보다 비쌀 텐데. 그건 나보다 하준씨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으니까, 내가 선물한 걸로 해요.
 
구하준:(눈썹이 물결 모양을 그린다) 돈은 제가 냈는데요...? 그거 맞아요?
 
강옥:(키득)아마도요.
(그러다가 뭔가 생각난 듯)아,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훔쳤던 것들. 다 돌려주었죠.
 
구하준:(예상밖의 화제전환에 눈을 깜빡인다) 아, 네. 그랬죠?
 
강옥:보통 절도는 쉽게 돈을 벌 목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것도 아니고... 오히려,(야수회 때를 떠올리며)경찰에게 뭔가를 알려주려는 듯이 하니까, 궁금하네요. 뭘 위해 그게 범죄인지 알면서 하는지. 그리고, 그게 당신한테 무슨 득이 있는지.
 
구하준:음... (조금 놀란 눈치로 눈을 데굴 굴리다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러니까, 절 그냥 범죄자 취급하면 섭섭하다니까요. 반짝거리는 금빛 안개꽃의 괴도, 팬텀 골드 미스트인데?
 
강옥:(조금 진지한 눈으로)이전에 그 무도회 지하실에서, 당신이 마법진을 찢는 거나 그곳을 이미 아는 것 같은 태도에, 당신이 그 사이비와 무슨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 수사했지만, 실종자만 늘어났고 진전은 전혀 없죠. 그런데 당신이 그들한테 쫓기고 이번 사건에서 나한테 도움을 구하러 온 걸 보면...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그들 단체와.
 
구하준:어, 어 음.... (이렇게까지 들어올 줄 몰랐는지 당황한 눈치다. 시선을 딴 데로 돌리며 버릇처럼 왼손 엄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강옥:(그가 엄지를 만지작 거리는 그 모습을 보곤 주머니에 있는 반지를 떠올린다)
(당황한 그에게 피식 웃으며)뭐, 굳이 지금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서로 가면 다 불게 될 테니까요.
 
구하준:(눈이 동그래져서 강옥의 얼굴을 본다)
......크흠. (얼굴이 순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묘하게 일그러진다. 그러나 웃음이 흘러나온다)
형사님은... 정말 변함이 없으시네요. 참 사람이 한결같아요. (어깨를 으쓱이며 실없이 웃는다)
 
강옥:(그의 말을 듣고 씨익 웃으며)사람이 금방 바뀌면 죽습니다. 한결 같아야죠.
 
구하준:하하! 아, 네. 그렇죠. (웃음을 터뜨리고, 강옥을 본다) 이제 곧 점심 때인데... 뭐라도 좀 먹죠! 형사님도 출출하시지 않아요?
 
강옥:(시간을 가늠하며)그러네요. 이제 슬슬 밥 먹으러 갈까요?
 
구하준:네! 그래요! (활짝 웃은 뒤, 강아지 머리띠를 손에 들고 있기 뭐했는지 쓴다.)
 
강옥:(그 모습을 키득 웃는다)
 
두 사람은 푸드코트로 갑니다.
 
꽤 비싸지만 맛은 평범한 음식들을 팔고 있습니다. 할로윈용 특별 괴기 음식도 보이네요.
 
손가락 모양의 감자튀김, 눈알 사탕, 피 주스, 뼈가 그대로 붙은 스테이크! 꿈틀거리는 벌레 젤리가 유난히고 리얼해보입니다.
 
구하준:(할로윈용 음식을 보다, 꿈틀거리는 벌레 젤리에 조금 놀라 뒷걸음질친다.) 헛... ...여기, 되게 리얼하네요. 진짜같아요.
 
강옥:(피식 웃으며)이거(피 주스)는 좀 비슷하네요. 손가락이랑 눈알은, 진짜보다 귀엽게 보이고.
 
구하준:(그 말에 강옥이 가리키는 대로 보고 고개를 끄덕이다, 조금 감탄어린 눈으로 강옥을 본다) 아, 형사님은... 그렇네요. 진짜도 많이 보죠?
 
강옥:아.(순간 일반인에 가깝다는 걸 인지하지만, 씨익 웃으며)무의식적으로 말해버렸네요. 왜, 이제야 좀 진짜 형사 같습니까?
 
구하준:(그 말에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 네, 아뇨, 네? 솔직히 털어놓자면, 형사님 보고 좀 당황했어요. 생각하던 신입경찰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강옥:(피식 웃으며)신입경찰이면 다들 혈기만 왕성한 바보일 줄 알았습니까?
 
구하준:으음... 그건 아니지만... (턱에 손을 댔다가, 조금 소리를 낮춰서) 그 때 그 지하제단 말이에요. 아무리 경찰이라도 그건 흔하게 볼 만한 게 아니니까요. 조금은 놀랄 줄 알았어요.
(생글거리며 당신을 본다) 그런데 되게 침착하시고... 제가 총 맞은 척 연기했을 땐 바로 받아주셔서, 좀 설렜다고요?
(당신에게 살짝 붙으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한다)
 
강옥:(그때를 떠올리고 있다가, 갑작스런 하준의 행동이 깜짝 놀라며 옆으로 한 발짝 물러난다. 그리고 조금 찌푸리 얼굴로)또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까.
 
구하준:하하! 왜요~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생글거리며 당신을 본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거 아닌데? 저 항상 진심인데요?
 
강옥:('윽'하는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보면서)밥 먹기도 전에 채하겠습니다. (그리고 하준이 이어서 뭔갈 더 말하기 전에 팔을 툭툭 치면서)어서 음식이나 고르십시오.
 
구하준:(강옥을 보고 키득거린다) 네에~ 전... (메뉴를 보고) 볶음밥으로 할게요. 형사님은요?
 
강옥:음...(둘러보다가) 저는 돈가스요.
 
음식이 나오고, 두 사람은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합니다.
 
구하준:(소매를 걷고, 셔츠 앞섬이 벌어지지 않게 살짝 쥔 뒤 남은 손으로 숟가락을 든다)
 
강옥:(맞은편에 앉아서 그 행동을 보고 있다가)그, 먹을 때만이라도 좀 잠그면 안되겠습니까?
 
구하준:(고개를 갸우뚱한다) 네에? 하지만, 패션인 걸요? 그리고 같은 남자끼린데 뭐 어때요. 이 정도는.
 
강옥:(살짝 눈살을 찌푸리며)이럴 줄 알았으면 단정한 옷으로 입는지 집에서 보고, 같이 오는 건데..(다 들리게 중얼)
 
구하준:(그 말에 씨익 웃는다) 하하! 이미 늦었네요~
 
강옥:(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구하준:(즐거운 듯 방글방글 웃으며 식사를 계속한다)
 
식사를 다 한 후, 구하준은 다시 당신을 끌고 놀이기구 쪽으로 이끕니다.
 
구하준:형사님! 이쪽이에요, 이쪽!
(손을 크게 흔든다)
 
강옥:네네.(하준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며, 수상한 점이 없는지 살핀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구하준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이래서야 정말 그냥 데이트 같은걸요.
 
수상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런 의심을 담아 구하준을 바라보면, 고개를 돌리고 휘파람을 불고 있습니다.
 
구하준:흐흥, 아니, 이상하다. 이쯤되면 슬슬 꼬리가 잡힐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것치곤, 강아지 머리띠를 쓰고 츄러스를 먹고 있으니 누가 보아도 완전히 캔디랜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일 뿐입니ㅏㄷ.
 
강옥:(뭔가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쳐다봤다가, 평범한 관광객 같은 모습에 피식 웃는다)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나보군요.
 
구하준:그럼요, 저도 그런 생각은 한다고요?
 
강옥:그렇습니까. 다행이네요, 나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때입니다.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의식..... 제물...... 방해......"
 
인파 사이에서, 너무나도 신경 쓰이는 대화가 들립니다.
 
구하준의 안색도 변하네요.
 
구하준:방금 뭔가.... (당신을 본다)
 
강옥:(끄덕인다)
 
주변을 둘러보자, 어째선지 노골적으로 수상해보이는 검정 일색의 사람 두 명이 걷고 있습니다.
 
저승사자나 사신 분장이라도 한 걸까요? 할로윈 코스튬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금 전 대화를 미루어보면....
 
강옥:(하준을 쳐다보곤)따라 갑시다.
 
구하준:(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래요. 형사님.
 
지금부터 미행이 시작됩니다.
 
쉿, 들키면 곤란해요.
 
행운 판정
 
강옥: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수상한 사람들을 따라가다, 작은 아이를 보지만. 여러분은 아이와 부딪치지 않고 부드럽게 지나갑니다.
 
구하준:(아이를 힐끔 돌아보고) 안 부딪쳐서 다행이네요!
 
강옥:(씨익 웃으며 작게 말한다. 그러나 눈은 그들로부터 떼지 않는다)그러게요.
 
한 번 더 행운 판정
 
강옥: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상한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커플들을 호객하고 있는 직원이 보입니다만...
 
이쪽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대로 쫓아가면 되겠어요!
 
행운 판정
 
강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준에게 조용히 말한다)오늘 사람이 많으니까 잘 따라붙어요.
 
우르르 지나가는 단체 일행과 마주치지만, 형사인 당신의 포스에 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비켜줍니다.
 
구하준:(당신을 보는 눈에 조금 감탄의 빛이 어린다) 어어, 네.
 
강옥과 하준은 훌륭히 수상한 자들을 미행합니다.
 
아니, 그런데... 대체 어디까지 이동하는 걸까요?!
 
캔디랜드의 절반은 주파한 거 같은데, 그들은 내내 걷고 있습니다.
 
구하준:(숨을 들이쉰다) ...하아, 형사님. 이거 좀 힘드네요...
 
그 구하준마저 지친 안색입니다.
 
강옥:(하준을 흘긋 보고는)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 멈출 수도 없고...
(조금 속도를 늦춘다)
(그러나 눈은 계속 그들을 좇는다)
 
구하준:(턱에 맺힌 땀을 손으로 훔친다)
 
강옥:(하준을 보고는)괜찮습니까? 잠시 쉴까요?
 
구하준:(그 말에 고개를 번쩍 들고) 네? 아뇨! 가요, 계속!
 
차라리 미행을 포기하고 제압이라도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할 즈음
 
관찰력 판정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쪽을 슥 돌아보는 그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러자마자,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돌리고 다시 걸어가네요.
 
강옥:'도대체 어딜 가는거지?'
 
미행을 시작했을 때와 다름없이 '일정한 보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요.
 
잠시만, 뭔가 싸한 기분이 듭니다.
 
강옥:이거... 함정 아닙니까..?
 
구하준:(눈이 동그래져서 당신을 본다) 네?
 
지능 판정
 
강옥: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혹시, 처음부터 미행을 알아차리고....?
 
강옥:(하준을 보고)일부러 우릴 따라오게 하는 것 같은데.
어떡하죠? 여기서 그만두면....(고민한다)
 
구하준:(허를 찔린 표정을 짓는다.) ....이런. 어쩐지 거리가 안 좁혀진다 했더니...
 
당신이 구하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순간,
 
곧 그들의 낌새가 변하고, 그들은 전속력으로 뛰어 달아납니다.
 
강옥:이런..!(흠칫하며)어쩔 수 없죠. 잡읍시다!
 
구하준:.....! 네, 쫓아가요!
 
사방이 확 트인 캔디랜드에서 벗어날 곳이 없는 건 우리도 상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강옥과 구하준은 그들을 쫓아갑니다.
 
그리고 강옥이 수상한 자의 덜미를 낚아채기 직전,
 
그들은 대기열이 하나도 없는 대관람차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결국, 닭 쫓던 개처럼 수상한 이들이 관람차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걸 보고만 있게 되었어요...
 
구하준:(조금 어이없는 얼굴로 관람차를 보다가, 살짝 웃으며 당신을 본다) 아, 그래도 형사님. 관람차는 한 바퀴 돌기 마련이니까 여기서 기다리면...
 
강옥:(피식 웃으며)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다리죠.(관람차 앞에 멈춰선다)
 
직원: 네~ 순서대로 줄 서서 타주세요! 이 관람차 들어가실게요~
 
운도 나쁘지, 우르르 몰려든 단체 탑승자 때문에,
 
여러분도 그만 다음 관람차에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 타는 거 아니에요, 라고 말할 새도 없이 그만 문이 닫히네요.
 
 
좁은 공간에 둘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구하준:어쩌죠, 형사님.... 이제 저희 둘만 남았...네요?
 
강옥:하아...(좌석이 털썩 앉으며)어쩔 수 없죠, 뭐. 어쩐지 잘 간다 했더니..(피식)
 
구하준:(피식 웃는 모습에 살짝 웃었다가, 맞은편 자리에 앉으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린다)
 
강옥:(혹시 그놈들이 더 보일지도 모르니 밖을 주시한다)
 
구하준:그래도... 관람차라, 나쁘진 않은 거 같아요. 이 상황에 안 어울리지만... (작게 웃는다) 로맨틱하기도 하고.
 
강옥:(하준을 보고 피식 웃으며)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말이 나옵니까.
 
꼭대기에 도착하려면 아직 꽤 시간이 남았습니다. 바깥에 수상한 자들은 보이지 않고요.
 
구하준:(눈을 반달모양으로 접으며 웃었다, 어깨를 으쓱인다.) 낙관적으로 받아들여야죠. 저랑 형사님, 둘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잘 될 거에요.
 
강옥:(씨익 웃으며)저번처럼 말입니까?
 
구하준:(저번 일을 떠올린 듯, 미소짓는다) 네, 저번처럼.
 
강옥:(그를 보고)달리기를 의외로 못하던데. 지금은 괜찮습니까?
 
구하준:(그 말에 눈이 커진다.) 네에? 저 정도면 평균이라고요. 형사님이 무지하게 체력이 좋은 거겠죠!
 
강옥:(피식 웃으며)그런 걸로 해두죠.
 
구하준:(뭐가 생각난 듯) 맞아요, 그러고 보니 그 때도... (살짝 눈을 흘긴다. 입은 웃고 있다.) 저 진짜 아팠거든요? 사람을 막 들이받으셔서, 멍이 시퍼렇게 들었었는데.
 
강옥:(금시초문인 것처럼)네? 언제 말입니까?
 
구하준:모르는 척 하시긴. 처음 봤을 때 말이에요. (흘겨보는 체 하다, 웃음을 터뜨린다.)
 
강옥:아아.(미술관에서의 일을 떠올리곤, 씨익 웃는다)그랬습니까? 뼈 맞았다는 둥 엄청 과장해서 얘기해서 몰랐네.
 
구하준:(어이없어하며 웃는다) 그건 사실이었거든요!
 
강옥:(키득거리며 웃는다)큭큭큭.
 
구하준:(마주 웃다가, 창 밖으로 시선을 한 번 돌리고, 조금 진정한 채로 입가에 미소를 건다.) ....
 
강옥:(하준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혼잣말 하듯)아, 진짜 궁금하네.
 
구하준:......? (당신을 본다)
 
강옥:이렇게 멀쩡한 사람이 왜 괴도가 됐는지. 아니, 왜 되어야만 했는지.
 
구하준:...... (두 눈을 깜빡인다. 일자로 다물어있던 입이, 약간 호선을 그린다.)
있죠, 형사님.
형사님은 왜 경찰관이 되셨어요? 다른 직업도 많은데.
 
강옥:(씩 웃으며)지금 나한테 묻는 겁니까?
 
구하준:네. 알려주세요. 그럼 저도 알려드릴게요. (눈웃음 짓는다)
 
강옥:(피식 웃고는 생각하는 듯 하다가 대답한다)저희 집안 사람들이 저 빼고 다 군인입니다. 6살 차이 나는 형은 육군사관학교도 나왔고.
 
구하준:(놀라운 가족사에 눈이 동그래진다)
 
강옥:그래서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규율과 계급사회, 국가의 안위, 뭐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혔는데.. 직접 군대를 가보고 알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조직은 일반인에 대해선 관심이 없구나.. 하고.
 
구하준:(고개를 주억거리며 얌전히 듣는다.)
 
강옥:나는 그 추상적인 국가라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지금 살아가는 시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한테 무르다는 소리도 많이 듣긴 했지만(피식)...
(그를 보고 씨익 웃으며)그냥 군인이 안 맞았던거죠. 그래서 경찰을 선택했습니다.
 
구하준:그렇군요... 국가보다, 살아가는 시민이... (고개를 잔잔히 끄덕인다. 입가에 약한 미소를 걸고 있다.)
 
강옥:시민의 안전이 중요하니까.
(그러곤 자세를 하준 가까이로 하며)자. 이제 하준씨 차롑니다.
왜 괴도를 하게 된 겁니까?
 
구하준:(고개를 들어 당신의 눈을 쳐다본다. 잠시 침묵하다가,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저도 형사님이랑 같아요. 아니, 형사님처럼 거창한 건 아니지만. ...
(빙그레 웃는 눈이다) 사람들을 지키려고요. 제 힘이 닿는 데까지. (들릴 듯 말듯하게)...저같은 사람이 안 나왔으면 하니까.
 
강옥:(조용히 듣고 있다가)...무언가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건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하준을 보며)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절도범들과 다른 당신을 그냥 범죄자로 치부해도 되는 건지.
 
구하준:(당신의 말에 기쁜 듯 웃는다) 하하! 그만해도 충분해요. 그래도 설마, 형사님한테 그 말을 들을 줄은 몰랐네요.
 
강옥:(그의 모습을 보고 자세를 바로 하며)그렇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아직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닙니다. 당신의 목적이 어떻든, 절도를 한 건 변함이 없으니까.
 
구하준:아앗, 역시?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가 풋, 하고 웃는다.)
 
강옥:이번 일이 끝나면 그 다음은 당신 차롑니다. 지금은, (잠시 생각하다)임시 동맹..이라고 해두죠.
 
구하준:(생글거리고 웃는다. 원래도 웃음이 많지만, 말끔히 웃는 얼굴이 밝다.) 좋아요!
(그러다, 밖을 본다) 어, 이제 꽤 높아졌네요! 와아~
 
강옥:(그 말에 피식 웃으며 밖을 본다)
 
관찰력 판정
 
강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꽤 높은 곳까지 올라왔는지, 캔디랜드의 정경이 한 눈에 보입니다.
 
저마다 화려하게 할로윈 장식을 달고 있는데, 유독 한 곳만 잠잠하기 그지없네요. 어떤 어트랙션인지 모르겠지만요.
 
강옥:저기, 귀신의 집 아닙니까?
 
구하준:(당신의 말에 가리킨 곳을 보고) 어, 네. 귀신의 집이네요? 아까 우리가 갔을 땐 수리하고 있었죠?
 
강옥:어쩐지, 계속 의심이 가더라니. (하준을 보고)저쪽이 놈들의 중심이겠죠?
 
구하준:(당신의 추리에 금방 납득한 표정이다.) ...그렇겠어요. 적당한 공간이 필요할 테니...
 
수리 중이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돌려보내는 게 수상쩍다 했습니다.
 
제물의식을 귀신의 집에서 벌인다, 라...
 
그 때, 강옥은 구하준이 언제 왔는지 제 옆에 앉아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아뇨,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당신에게 손을 뻗어, 더듬는 게 아니겠어요?!
 
강옥:(화들짝 놀라 떨어지며)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몸을 뺀다)
 
구하준:(집중한 얼굴로, 강옥의 몸을 더듬...으며 다가와) 형사님, 혹시...
 
바로 근처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신경쓰이기 그지없습니다.
 
강옥:(본능적으로 반지를 사수하려 한다)
 
민첩 대항입니다.
 
강옥:이건 내가 정당하게 압수한 물건입니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구하준: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반지를 못 잡고, 옷 안에서 강옥의 손을 잡는다. 눈이 살짝 못이기겠다는 웃는다.) 아아, 이런.
역시 반지였군요? (금방 생글거리는 미소를 띄운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강옥:(재빠르게 몸을 비틀어 손을 떼어낸다)
여분이 있다면서, 뺏는 겁니까?
 
구하준:(그 말에 배를 잡고 웃는다. 몸을 슬쩍 뒤로 물린다) 하하, 뺏다뇨! 아니에요, 뺏으려는 게 아니라... (키득거린다) 아직 갖고 있으셨네요! 와아, 기뻐라. 형사님이라면 증거품으로 제출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강옥:(몸을 뺀 그를 계속 경계하며)맞습니다.
 
구하준:(경계하는 강옥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래요? 그럼 증거품으로 냈는데 다시 돌아온 거에요? 근데 웬일이래요, 형사님이 절 만나는데 그 반지를 가져오고?
(눈이 은근하게 빛난다.) 호옥시... 제 생각하고 가져오신 건가요? 어, 이건 진짜 설레는데?
 
강옥:(그 말에 움찔하며)그,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혹시나 해서 가져와 본 겁니다!
 
구하준:어어, 그렇게 놀라니까 진짜 수상한데요? 제 생각한 거 맞죠? 그쵸? (끈질기게 놀려온다)
 
강옥:아닙니다!(최대한 멀리 떨어져 반대편 좌석에 붙는다) 이건 그러니까...
 
그 순간
 
덜컹,
 
여러분이 탄 관람차만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중심을 잡을 수 없을 만큼요.
 
민첩 판정
 
강옥: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어어...?
 
강옥이 바닥으로 넘어질 뻔 하지만, 구하준이 팔을 붙잡아 멈춰줍니다.
 
구하준:괜찮으세요, 형사님?
 
강옥:하아(한숨). 고맙습니다. 넘어질 뻔 했네요.
 
구하준:아니에요. (살짝 웃은 뒤, 금방 표정을 지우고)
 
평소같으면 장난스러운 말이 날아올 텐데, 구하준의 표정이 무척 심각합니다.
 
구하준:...형사님, 아래쪽을 보세요.
 
강옥:(하준이 가리키는 쪽으로 본다)
 
관람차의 바로 아래, 이쪽을 바라보는 검은 후드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사교도는 거의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다고 봐야겠죠!
 
무슨 술수를 쓰는지, 당신이 탄 관람차만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은 주먹이 쥐어, 떼어내려는 것처럼요.
 
구하준:(미간을 찡그린다) ...이거 상황이 많이 안 좋네요.
 
강옥:(욕을 삼키며)아예 죽여버리려고 하네요.
 
귀를 기울이면 단단하게 고정된 나사들이 튕겨 나오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요, 당신의 생각처럼... 그들은 정말 여러분을 죽이려 하는 겁니다.
 
이성 판정
 
강옥: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후우. 일단 진정합시다. (밑을 보고)뛰어 내릴 순 없고..
 
구하준:(침착한 당신을 보고 조금 감탄한 눈이다)
 
뛰어내리면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 서게 될 지도 모릅니다.
 
여길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생각해봅시다. 있지 않았나요?
 
강옥:(그 순간 하준의 비어있는 엄지 손가락이 눈에 띈다)
(씨익 웃으며)전에도 이 비슷한 적이 있었죠.
갑자기 지하실에서 옥상으로 가거나 그런...(하준을 본다)
 
구하준:(갈색 눈이 당신을 향하더니, 곧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섞인 웃음을 흘린다.) ...하아. 이런 상황이 아니면 안 알려드릴 텐데.
 
구하준은 당신에게 금빛 안개꽃 문양이 새겨진 반지의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반지에 손을 대고, 마력 1D3을 지불하여 가고자 하는 장소를 강하게 떠올리면 근거리에 한하여 텔레포트가 가능하다고요.
 
구하준:이것까지 알려드릴 생각은 없었는데요. 반지 하나에 한 명이니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강옥이 압수한 것과 같은 반지를 꺼낸다.)
다른 곳에 악용하지 마시고, 꼭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만 쓰셔야 해요?
 
강옥:(피식 웃으며)당연하죠.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입니까?
 
구하준:(강옥의 눈을 보고, 피식 웃는다.) 아, 그렇네요. 그냥 말해봤어요.
 
이제 여러분이 탄 관람차는 한 번만 흔들리면 낙하할 만큼 위태롭습니다.
 
아래에서 연신 사람들의 비명이 들립니다. 직원들이 주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으니, 관람차 한 칸이 떨어지더라도 인명피해는 없을 거 같네요.
 
아, 물론. 여러분이 무사히 탈출한다면의 이야기입니다.
 
구하준:준비되셨나요? (자기몫의 반지를 왼손 엄지에 끼우고, 당신을 본다)
 
강옥:(끄덕인다)
 
당신이 반지에 손을 대면, 마력을 1d3 잃습니다.
 
강옥:(반지에 손을 댄다) /r 1d3
rolling 1d3
(
2
)
 
=
2
 
마력 2 차감
 
마력을 주입하자, 반지에 은은한 금빛이 돕니다.
 
필경 안전할 캔디랜드의 다른 곳을 떠올릴 때, 구하준이 당신의 손을 잡아옵니다.
 
구하준:죄송해요, 아무래도 안심이 안 되서... (당신의 눈을 본다.) 제가 겁이 좀 많거든요. 손을 잡고 있으면, 같은 곳에 가겠죠.
 
강옥:(그를 보고 씨익 웃는다)그렇겠죠. 나가서 봅시다.
 
구하준:(씨익 웃는 당신을 보고, 마주 씨익 웃는다.) 네. 길 잃어버리지 마세요, 형사님.
 
직후, 관람차가 종잇장처럼 뜯겨 나와 아래로 떨어집니다.
 
쾅!
 
.....
 
강옥이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습니다.
 
노을에 물든 할로윈 오브젝트가 더 기이하게 보이네요.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관람차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다고 합니다.
 
짧은 백일몽을 꾸면 이런 기분일까요.
 
강옥:(옆을 본다)
 
구하준:위대한 대마술을 체험해본 감상이 어때요?
(생긋 웃는다. 당신의 손을 아직 잡고 있다.)
 
마술이라기 보단, 그야말로 마법이었지만요.
 
강옥:(피식 웃으며)신기하네요. 왜 우리가 이제껏 당신을 못 잡았는지 알겠습니다.
 
구하준:후후... 그쵸? (손가락을 자기 입에 갖다댄다. 한 쪽 눈을 찡긋인다.) 그래서 도망치는 건 한 자신 있었는데, 그 때 형사님이 바로 왼팔을 잡으셔서 많이 놀랐다고요?
 
강옥:(씨익 웃으며 쳐다본다)그러게 감추는 티가 철철 나는데 누가 모릅니까? 뭐, 사용법은 몰랐다만.
 
구하준:그렇게 티가 많이 났나요? (생각하는 얼굴로 으음, 침음을 흘리다, 웃음을 터뜨린다.)
 
강옥:네. 엄청.(끄덕인다)
 
구하준:(단호한 대답에 눈썹이 살풋 내려갔다 돌아온다.) 이런, 정말 실력이 녹슬었나...?
 
강옥:(그를 보고 씨익 웃으며)자자.이제 복수하러 가야죠.
 
구하준:(밝게 웃으며 당신에게 손을 뻗는다.) 네, 그렇죠. 놈들은 저희를 제거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에요. 더 방해하기 전에, 놈들의 본거지로 가요.
 
강옥:(끄덕)
 
구하준: (그 때, 돌연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가슴에 댄다. 나직한 음성으로) 까마귀가 음산한 숲 속으로 날아들고 있구나.
바야흐로 밤의 악령들이 먹이를 찾아 꿈틀거리기 시작하는도다.
그런 이상한 얼굴을 하지 말고 침착하게 있어요. (웃는 표정이 지나가고, 조금 높은 톤으로 말한다)
어차피 악으로 시작된 일은 악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법이니까!
자, 함께 갑시다. (짙게 눈웃음지으며 강옥을 바라본다)
 
강옥:('이런 상황에 또 연극?'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웃음을 흘리며)네, 갑시다.
 
연극을 정말 사랑한다고 봐야 하는 건지...
 
아무튼, 두 사람은 함께 귀신의 집으로 갑니다.
 
상당히 낡은 외관의 귀신의 집입니다. 문에는 '수리 중'이라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걸려 있고요.
 
캔디랜드 구석에 위치해있고, 주변에 별다른 어트랙션도 없는 터라 사람의 인적이 드문 곳이기도 합니다.
 
강옥:들어갑시다.
 
구하준:네!
 
강옥이 문을 열면, 잠겨 있지 않았는지 쉽게 열립니다.
 
구하준:흐흥, 잠겨 있었으면 제가 이번에도 화려한 솜씨를 보여드리려 했는데 유감이네요. (일부러 가볍게 말하는 투다.)
 
구하준이 가벼운 농담을 던집니다.
 
강옥:(피식)유감스럽네요.
 
구하준:(눈꼬리를 접으며 웃어보인다)
 
안쪽은 지독히도 어둡고, 어쩐지 텁텁한 냄새가 풍겨오는 듯 합니다.
 
시야가 어두워서, 빛이 있어야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강옥:(폰을 꺼내서 후레시를 켠다)
 
강옥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앞을 밝힙니다.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라면 정상적으로 영업했을 건물인데, 지금은 먼지와 거미줄로 엉망입니다. 아니, 거미줄은 인테리어인가?
 
이쪽을 노려보며 굳은 귀신 인형들과, 덜컥거리다 마는 도깨비의 기계장치, 어딘가 허술해보이는 잡동사니까지... 귀신의 집답다면 답습니다.
 
터벅, 터벅, 두 사람의 발소리가 심하게 울립니다.
 
강옥:(무섭지 않은 듯 그냥 간다)
 
구하준:(강옥을 뒤에서 따라간다. 그러다 문득,) 형사님, 귀신 무서워하세요?
 
강옥:(앞을 보면서)아뇨. 실체가 없어서 안 무서워 합니다.
 
구하준:(살짝 웃는다) 부럽네요. 전 무서운데. ...무서운 건 그거 말고도 많지만요.
 
강옥:이런 거 무서워합니까?(살짝 하준을 보며)
 
구하준:(강옥의 눈을 보며 웃었다가, 만다. 뒤에서 강옥의 옷자락을 슬며시 잡는다.) 네, 그러니까 의지 좀 할게요.
 
강옥:(피식)알겠습니다. 천천히 갈까요?(아이보듯이 묻는다)
 
구하준:(고개를 작게 젓는다.) 아뇨, 빨리 벗어나야죠. (잠시 숨을 들이쉬고) ...형사님, 형사님이 무서워하시는 거 있어요?
 
강옥:(앞으로 나아가며)음.. 아무래도 사람이 무섭죠. 계속 보는 게 강력범들이다보니.
 
구하준:(어두워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는 부드럽다.) 동감이에요. ...아, 제가 이런 말 하면 웃기려나요?
(웃음소리를 작게 흘리고) 하지만 저보다 형사님이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세상에 무서운 사람이 많다는 건. 그쵸?
 
강옥:(하준의 말보단 앞을 신경쓰며 끄덕이며)그렇죠.
 
구하준:저는...(잠깐 숨을 들이쉬었다) 그런 무서운 사람들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무서운 게 많지만, 이런 방식으로라도 사람들을 지키기로 했어요. 그게, 제가 괴도가 된 이유예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강옥:(그의 말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그를 본다)
 
구하준:제 방식은 물론... 잘못된 거죠.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강옥의 눈치를 살핀다) 하지만 전 경찰이 아닌 걸요. 그렇다고 경찰 뒤에 숨어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는 무력한 시민이 되고 싶지 않아요.
 
강옥:(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보다가)경찰을 믿지 못해서... 괴도가 된 겁니까.
 
구하준:믿지 못한다라... (웃는 눈이 잠깐 슬픈 빛을 띈다. 그러나 곧 장난스럽게 말한다.) 믿지 못했으면, 형사님한테 애초에 도움을 구할 리가 없죠. 제가 못 믿는 건 경찰이 아니라, ....
(입을 달싹이다, 다문다.)
 
강옥:(그의 얼굴을 보고 조금 얕은 숨을 내뱉곤, 씁쓸하게 웃으며)알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앞을 보며)일단 여기서 다 끝나면 깊게 얘기할 수 있겠죠.
갑시다.
 
구하준:(강옥의 얼굴을 본다. 어딘가 미안한 표정이다.) ...네, 그래요. (한숨을 삼키더니, 다시 원래의 밝은 톤으로) 이런 얘기, 남에게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형사님한테는... 이상하게 다 털어놓고 싶어지네요. 형이라 그런가... (작게 웃음을 흘린다.)
 
강옥:(하준의 말에 복잡미묘한 심정으로 나아간다)
 
강옥과 하준은 앞으로 계속 나아갑니다.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모퉁이 너머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요?
 
잠시만, 너무 가깝습니다. 이대로 나아가면 맞닥뜨릴 지도 몰라요.
 
강옥:(멈춘다)
 
아, 누가 오는 것 같은데.
 
괴도는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듯합니다. 바로 옆에 거대한 항아리 오브젝트가 보입니다. 서둘러야겠어요.
 
???: ...잠깐, 저기 뭐지?
 
강옥:(어서 민첩하게! 항아리 안으로 하준이를 집어넣는다)
 
괴도를 항아리에 거칠게 쑤셔넣으면...
 
강옥:(조용히하라는 신호를 한다)
 
구하준:혀, 형사님....?!
 
당연하지만 놀랍니다!
 
강옥:(쉿쉿!)
 
간발의 차이로, 항아리 바깥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 ....이상하군.. 쥐새끼였나?
 
구하준:(상황을 파악하고 손으로 입을 막는다.)
 
강옥:(죽을 맛)
 
일단, 두 사람은 안전하게 항아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밀착해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사교도 둘이 대화를 하는 게 들립니다.
 
???: 수색조를 더 풀어. 캔디랜드에서 나가기 전에 처리한다. 번번이 쥐새끼처럼 구는 그놈을 이번에는 꼭 잡아 죽여야겠어.
 
??: 그놈, 동료가 있던 거 같던데요. 항상 혼자 행동하지 않았습니까?
 
???: 상관없지. 동료가 있다면, 같이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구하준이 숨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구하준:.... ... ....
 
사교도들은 조금 오래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이상한 기운을 느껴서였을까요.
 
그러나 그뿐입니다.
 
그들은 수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항아리를 지나칩니다. 곧, 주변이 조용해집니다.
 
강옥:(밖을 빼꼼 본다)
 
고요합니다. 사교도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기 판정
 
강옥:
크기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런, 딱 껴버렸네요!
 
성인 남자 두 명이 들어가기엔 역시 무리였던 걸까요? 좁은 항아리 안에서 두 사람의 몸이 딱 붙습니다.
 
강옥:(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구하준:(당황한 듯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린다)...어, 어떡하죠?
 
강옥:후우.. 부숴도.. 안 될까요?
 
구하준:(너무 가까운 거리에 많이 놀란 얼굴이다.) 어어, 부숴도 될 것 같은데요...
 
근력 판정
 
강옥: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강옥이 두 팔에 힘을 주자, 항아리가 깔끔하게 반으로 조각납니다. 다행히, 파편이 튀지도 않아 둘 다 무사합니다.
 
구하준:(입이 벌어진다.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친다.) 와아... 형사님 멋지네요...
 
강옥:후우... (하준을 보고)네? 아,(피식) 아닙니다. 그냥 운이 좋았네요.
하준씨, 어디 다친 덴 없습니까?
 
구하준:네, 네? ..아, 그, 완전 멀쩡한, 데요... (갈색 눈이 흔들리며 당신의 얼굴을 피한다. 왠지 놀란 기색이다.)
 
강옥:(왜 얼굴을 피하는 진 깊이 생각하지 않고)그럼 다행입니다.(툭툭 턴다)
 
구하준:(강옥의 시선이 떨어지면 시선이 강옥을 따라간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그 때 강옥의 눈에 항아리 안쪽에 돌돌 말려있던 검은 천이 띄입니다.
 
잘 뒤집어쓰면, 사교도의 일당인 척 변장할 수 있겠는 걸요.
 
강옥:(집어들고는)둘 다 가능하겠죠?
 
구하준:(강옥이 안 보고 있을 때, 심호흡을 하다, 강옥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네, 넉넉... 하겠어요.
 
자, 변장을 해봅시다!
 
변장 판정
 
강옥:
변장
기준치: 5/2/1
굴림: 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구하준이 크게 놀랍니다.
 
구하준:(숨을 들이킨다) 괴도 소질 있는 거 아니에요? 저보다 능숙한 거 같은데?
(동그란 갈색 눈이 놀라움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강옥:(본인도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그러게요. 이게... 되네요..?
 
깨진 항아리 단면으로 얼핏 보면, 당신의 모습은 그림에서 튀어나온 사교도와 같습니다. 훌륭하네요.
 
강옥:(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쉰다)
 
구하준:(검은 천을 둘러쓴다. 괴도답게 옷매무새를 조금 만지자마자 사교도같은 몰골이 된다.)
 
강옥:(하준을 보고 '역시'하는 눈빛으로 본다)
 
구하준:(강옥을 보고-망토에 가려 얼굴 대부분이 가리지만) 이제 가요, 형사님.
 
강옥:(끄덕이고 앞장선다)
 
조금 전보다 더 긴장한 채로, 사교도로 변장한 여러분은 걸음을 옮깁니다.
 
모퉁이를 돌면서부터는 일반적인 귀신의 집이 아닌 괴이한 광경이 나타납니다.
 
모독적인, 도통 지구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조각상과 석상이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공기는 더욱 무겁게 내려앉아 숨을 쉬기도 힘들어질 정도입니다.
 
구하준:(강옥의 뒤에서, 작게) 쉿...
 
강옥:(처음 보는 광경에 애써 침착하려고 애쓴다)
 
또 다시 사교도들이 지나갑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검은 후드를 훅 눌러쓴 모양새네요.
 
다행히 별다른 의심을 사지 않고, 지나쳐 갑니다.
 
이윽고,
 
'직원 전용'의 표시가 붙은 철문이 나타납니다. 귀를 기울이면 안쪽에 꽤 넓은 공동이 있단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몇 명의 인기척 또한 느껴지네요.
 
돌입하기 직전, 구하준이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구하준:...이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어쩌면 형사님도 돌이키지 못할 길을 걷는 걸지도 몰라요.
여기까지 어울려주신 건 고맙지만... (말끝을 흐리며, 살짝 웃는다. 그러나 밝은 느낌은 아니다.) 아직 되돌릴 수 있잖아요.
저 혼자서도 어떻게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고요.
 
아무래도 진심처럼 보입니다.
 
먼저 이 일에 끌어들였으면서. 새삼 신경이라도 쓰인 걸까요?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삶이 크게 변하리라는 직감이 듭니다.
 
한 번 있었던 일은 다시 일어나기 쉽고, '기이하고 비상식적인' 사건에 엮일 수록 당신의 일상은 뒤틀리고 말 것입니다.
 
차라리 눈을 돌리는 게 쉽지 않을까요? 당신이 없더라도, 이 넓은 세계의 누군가는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요?
 
당신 눈 앞의 괴도처럼요.
 
선택의 시간입니다.
 
강옥:(그 말에 뒤를 돌아 그를 본다)...그건 혼자 가겠다는 뜻입니까? 여기까지 같이 왔으면서?
 
구하준:...(입꼬리를 끌어올려 쓰게 웃는다.) 네. 전 혼자서라도 갈 거에요.
 
강옥:(그의 얼굴을 보고)...아까 못했던 말. 경찰을 못 믿는다는 거죠.
그래서 나도, 못 믿는 겁니까?
 
구하준:(경찰을 못 믿는다는 말에, 허를 찔린 표정을 한다. 그러나 다음 질문에 금세 얼굴이 변한다. 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아니요! 아니에요, 형사님. 못 믿어서가 아니에요. ...
...형사님을 위험한 일에 끌어들여서, 그래서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거 같아서 그래요. (갈색 눈이 일렁인다.)
 
강옥:(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위험한 일... 맞습니다. 이건 내 감으로도, 이 분위기로만 봐도, 인생을 송두리째 없앨 수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하준씨가 끌어들인 겁니까? 이건 하준씨가 말하기도 전에, 나타나기도 전에 계속 주시하던 거였습니다.
물론 사교도나 의식, 소환 그런 거에 대해선 몰랐지만. 그러니까 이건 하준씨가 끌어들인 게 아니라, 내가 들어온 겁니다. 더 이상 시민들이 죽어나가고 공포에 떨지 않도록..
 
당신의 대답을 듣고,
 
구하준은 어째서인지 아연한 얼굴을 합니다. 기뻐하지도, 안도하지도 않은 당황한 얼굴이요.
 
구하준:... ... ... (눈을 깜빡인다. 시선을 떨어뜨리며 숨을 고른다.)
 
그러나 곧, 두 손으로 얼굴을 쓴 그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겁니다.
 
구하준:..그럼, 제 계획에 동참해주시겠어요?
 
계획은 아주 심플합니다.
 
이 문 너머에는 그때처럼 소환 의식을 위한 제단이 있을 거라고요. 지난 번엔 마법진을 지우고, 경찰을 통해 체포하는 걸로 끝났지만 이번엔 그것만으로 부족할 거라고 합니다.
 
구하준:제게 작은 폭탄이 있어요. 제단 자체를 무너뜨릴 거고요. 그렇게 되면, 다시는 아무것도 부를 수 없게 될 거에요.
(강옥의 눈을 본다.) 제가 시선을 끌게요. 그 틈에 형사님이 폭탄을 던져주세요. 탈출은 반지를 사용하고요. 언제라도 쓸 수 있도록, 반지는 꼭 껴주셔야 해요.
 
강옥:(씨익 웃으며)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그러고 하준을 보고 잠깐 뜸을 들이다가)...조심하십시오.
 
구하준:(조심하라는 말에, 빙긋 웃어보인다.) 네, 그럼요.
 
구하준이 강옥의 품에 소형폭탄을 넣어줍니다.
 
던지는 것엔 선언만으로 충분하며, 투척 판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돌입 직전
 
구하준:(문에 손을 대고, 당신을 본다) ..형사님, 제가 혹시 위험해져도, 절대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셔야 해요.
(갈색 눈이 당신의 눈을 응시한다)
 
강옥:(씨익 웃으며)네. 걱정마십시오.
 
구하준:(불안한 듯 흔들리던 눈이, 그 대답에 안심한 듯 빙긋 웃는다.)
그럼, 이제 들어가요.
 
문을 열자,
 
넓은 공동이 나타납니다.
 
그 건물의 지하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한 제단이 당신을 마주봅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여전히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강옥:(그걸 보고 눈살을 살짝 찌푸린다)
 
그리고 꽤 많은 수의 사교도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들 검은 후드를 쓰고 있고, 여러분이 들어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네요.
 
그들은 곧 있을 모독적인 의식에 흥분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당신은 제단에 최대한 가까운 위치까지 이동합니다.
 
저쪽에 있는 구하준과 눈이 마주치면, 그는 당신에게 한 쪽 눈을 찡긋여보이고,
 
입 모양으로 숫자를 셉니다.
 
3,
 
2,
 
1.
 
구하준:안녕하세요! 금일 캔디랜드를 찾아주신 여러분! 특별 게스트, 팬텀 골드 미스트랍니다!
 
팬텀 골드 미스트:안녕하세요! 금일 캔디랜드를 찾아주신 여러분! 특별 게스트, 팬텀 골드 미스트랍니다!
 
펑, 색색의 종이가 흩날리며,
 
공동의 한가운데에서 괴도가 등장합니다.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지 당신이 아는 바로 그 모습으로요.
 
얼굴을 가린 가면, 왼손 엄지에서 반짝이는 금빛 안개꽃 문양의 반지. 펄럭이는 망토와 장갑!
 
???: 네, 네놈!
 
??: 괴도가 왔다! 잡아라!
 
아우성치는 사교도들 사이에서, 괴도는 언제나 당당한 얼굴입니다.
 
강옥:'다치지 말아야 할 텐데.'
 
팬텀 골드 미스트:하하! 절 향한 러브콜이 얼마나 몰아닥치는지 참 곤란했다고요? (흐흥, 하는 콧소리를 흘린다.)
하지만! 배우는 모두를 위한 공연을 하는 법! 야수회 여러분께만 너무 시간을 내드릴 수도 없지 않겠어요?
(웃음소리와 함께 망토를 펄럭인다)
 
그러나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괴도가 누구보다 화려한 것은, 그 이면에 반드시 감춰야만 하는 게 있기 때문이죠.
 
연기의 기본 법칙 말입니다.
 
이제 움직이세요, 강옥!
 
팬텀 골드 미스트:그러니 질긴 악연은 이것으로 끝내기로 하죠!
 
강옥:(제단 위로 폭탄을 힘껏 던진다)
 
콰앙!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당신이 던진 폭탄은 제단의 정중앙에 부딪치더니, 눈부신 불꽃과 함께 터집니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당신에게도 그 뜨거운 열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피와 살점으로 얼룩진 제단에서 비명이 들립니다. 이 제단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걸까요.
 
그러나 그런 끔찍한 일들도 이제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거대한 제단의 구조물이 뿔뿔이 흩어지더니, 그대로 이쪽을 향해 기울어집니다.
 
회피 판정
 
강옥:
회피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탈출합시다!
 
강옥:(탈출하기 전 하준을 본다)
 
금빛 안개꽃 반지를 사용하면, 바로 발을 뺄 수 있습니다. 아마 그것이 현명한 방식이겠죠.
 
그러나 당신의 눈에, 사교도에게 망토가 붙잡힌 팬텀 골드 미스트가 보입니다.
 
당황하는 기색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저래서야 도망칠 수 없을 거에요.
 
강옥:(생각할 겨를 없이 달려가 망토에 매달린 사람을 뿌리친다)
 
사교도: 한패가 있었다! 저놈이야!
 
사교도들이 당신을 노려보며 달려오지만,
 
그 전에 당신은 팬텀 골드 미스트를 붙잡은 사교도를 밀어 떨어뜨립니다.
 
사교도가 나가떨어집니다.
 
팬텀 골드 미스트:(당황한 얼굴로 당신을 본다) 형사님! 도망치세요, 어서!
 
팬텀 골드 미스트가 당신을 보고는, 입술을 악무는 게 보이고, 그는 왼손 엄지를 감쌉니다. 곧 그의 모습이 사라집니다.
 
강옥:(그가 사라지는 걸 보자마자 반지를 만진다)
 
이제 당신도 도망칠 시간이죠.
 
마력 1d3 지불
 
강옥:
rolling 1d3
(
3
)
 
=
3
 
사교도:절대로, 절대로 용서 못한다.
 
마지막으로 마주한 건 이를 가는 사교도의 얼굴입니다. 사교도는 정면으로 당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사교도:네놈들 전부, 절대로....!!
 
팟,
 
텔레포트가 발동합니다.
 
....
 
강옥이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
 
깊은 밤, 사람들이 한 곳에 뭉쳐 퍼레이드를 보고 있습니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퍼레이드 마차 위에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춤을 춥니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들은 당신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습니다.
 
구하준:...제가 위험해지면,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라고 했잖아요.
 
아뇨, 한 명 더, 괴도가 있었군요.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그는 당신의 옆에 서 있습니다.
 
다시 평상복을 입고 있으나 표정만큼은 괴도일 때의 모습 그대로. 자신만만하고, 뻔뻔한, 언제나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와...같아야 했을 텐데
 
얼굴이 흐립니다. 당신이 약속을 어겨서일까요?
 
강옥:(태연하게 씨익 웃으며)아, 본능적으로 몸이 나가는 걸 어떡합니까. 그래도 무사히 나왔네요. 다행입니다.
 
구하준:(쓴 약을 먹은 듯, 일그러진 얼굴이다. 울 것 같기도 하고, 화난 것 같기도 하다.) ....하, 형사님...
 
강옥:(그 표정에 고개를 갸웃하며)음..? 왜 그럽니까. 혹시 내가 안 본 새에 다치기라도 했습니까?
 
구하준:(두 손으로 얼굴을 쓴다. 잠시 숨을 고르는 것 같더니,) ...안 다쳤어요. 형사님은요, 안 다쳤죠?
 
강옥:(그가 괜찮은 걸 보고, 미소 지으며)멀쩡합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구하준:.....(입을 달싹인다.) ....위험한 행동이었어요, 형사님. 얼굴 팔리셨잖아요. 그 녀석들이 형사님을 찾아내 해코지할 지도 몰라요.
 
강옥:(그의 말이 여전히 미소 지은 채로 가까이 다가간다)어차피 유명해질 거였습니다. '금빛 괴도를 잡은 형사'..로요. 해코지라면 여느 범죄자한테나 듣는 말이니까 신경 쓸 필요없습니다.
 
구하준:(그제야 고개를 들어 제대로 당신의 얼굴을 본다. 그러나 웃는 얼굴이 아니라, 흐린 얼굴이다.)
 
강옥:(그 얼굴을 보고)..왜 표정이 안좋습니까? 진짜 어디 다른데 다친 거 아닙니까
 
구하준:....... (다시 시선을 떨구고, 입밖으로 숨소리만 흘러나온다. 진정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흥분한 것 같기도 하다.)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폐장 시간이 가까워졌는지, 캔디랜드가 마지막 불꽃놀이를 쏘아올립니다.
 
붉고, 노랗고, 푸른 불꽃 속에서 사람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강옥:(퍼레이드는 보지도 않고, 하준에게 집중한다)
 
구하준:(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눈을 맞추지 않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강옥:(그 모습에 깜짝 놀라며)..하준씨, 지금.. 우는 겁니까? (당황)아니, 진짜.. 어디 다친 거 아닙니까? 왜...
 
구하준:(고개를 들지 않고 흔든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 아뇨, 아니... (숨소리가 거칠다.)
 
구하준이 가까스로, 입을 뗍니다.
 
듣기 판정
 
강옥:
듣기
기준치: 41/20/8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구하준:...그동안 정말 즐거웠어요. 형사님. 그래도... ... ... ..게 좋을 지도 몰라요.
 
마지막 말만은 확실히 들었습니다.
 
구하준:안녕, 형사님.
 
누군가 중심을 잃었는지, 인파가 한 번에 기우뚱합니다.
 
당신은 중심을 잡기 위해 잠시 시선을 뗍니다.
 
넘어지지는 않았으나, 고개를 돌리면 괴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불꽃이 서서히 잦아듭니다.
 
펑, 펑.....
 
강옥:...하준 씨..?
 
불러보아도, 이미 사라진 자리에서 대답이 들려올 리 만무합니다.
 
강옥:(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에선,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즐겁게 웃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 중에 구하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강옥?
 
강옥:'다쳤는데 말 안 한 걸지도 몰라. 또 나한테 신세진다거나 그런게 싫어서.'
(뒷걸음질 치며 퍼레이드 현장을 나와 주위를 다시 한번 살핀다)
하준씨!
 
당신은 인파를 헤집습니다.
 
이렇게 헤어지는 건 말도 안 돼요. 그래요, 그가 정말로 다치기라도 한 거라면, 그대로 놔둬도 안 될 테고요.
 
지금까지 당신의 일상을 흔들어놓은 바로 괴도였는데 말이에요.
 
당신은 포기하지 않고, 퍼레이드가 끝나고 불꽃이 잦아들고, 폐장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모든 인파가 스러질 때까지 괴도를 찾습니다.
 
강옥:'빨리 찾지 않으면, 또 다른 곳으로 사라질지 몰라. 그 전에 빨리 찾아야 해. 대체 어디지? 어디에...'
 
어쩌면 이미 돌아갔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옥은 팬텀 골드 미스트를, 아니, 구하준을 찾아 헤맵니다.
 
당신이 경찰이라서 괴도를 쫓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건...
 
정말 그게 다인가요?
 
강옥:(롤러코스터에서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마지막도 롤러코스터로 끝낸다고..
(롤러코스터 쪽으로 달려간다)
 
강옥은 롤러코스터 쪽으로 내달립니다.
 
이 추리는 아주 엉터리고, 운에 맡긴 결론일지도 모릅니다.
 
강옥:'제발.. 있어라...!'
 
하지만 정말로 훌륭한 형사는 중요한 목표를 놓치지 않는 법이잖아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리고 정말로,
 
그 어트랙션의 앞에서,
 
구하준:.....기억력이 좋으시네요, 형사님.
 
당신은 구하준과 마주칩니다.
 
강옥:하아.하아...
(씩 웃으며 다가간다)여기로 올 거면 말을 하지 그랬습니까.
 
구하준:...(씁쓸한 웃음을 입에 담는다) ...오늘도 마지막은 이걸로 타고 싶었는데, 폐장 시간이 다 되서... 못 타게 됐네요. (시선 끝에 롤러코스터의 구조물이 걸린다)
(왼손으로 얼굴을 쓴다.) ...체포하러 오신 건 아니죠?
 
강옥:(그의 말에 피식 웃으며)지금, 체포 피하려고 여기로 도망친 겁니까? 일이 끝났으니 잡아야 되는 건 맞지만...(그를 보곤)조금 더 미룰까 합니다.
 
구하준:(손으로 얼굴을 쓸다가, 그 말에 고개를 들어 강옥을 본다. 왜인지 묻는 눈이다.)
 
강옥:아직 그들을 완전 소탕한 것도 아니고, 당신도 나도 서로 도움이 필요할 것 같으니... 그때까지는..
 
구하준:.... .... ....
(천천히, 뒷걸음질친다.)
 
강옥:(씨익 웃으며)그때까지는 파트너처럼....
(그가 뒷걸음질 치는 걸 보곤 의아해하며 다가간다)..하준씨..?
 
구하준:....다가오지... 마세요. (울 것 같이 일그러진 얼굴이다. 괴로워보인다.)
 
강옥:(그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며 더 다가간다)왜, 왜 그럽니까? 정말 무슨 일...
 
구하준:(입술을 깨문다. 조금 전처럼, 약하게 들썩이는 어깨와 꽉 쥔 손이 동요를 여실히 보여준다.)
....형사님이... 저한테 많이 소중해진 거 같아요.
 
강옥:(다가가다가 살짝 멈추곤)...네?
 
구하준:(괴로운 듯 일그러진 얼굴이 흐리다. 숨소리가 거칠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듯 하다.) .... ... ...
 
강옥:(씨익 웃으며)알겠습니다. 그런 말은 얼마든지 들어줄게요. 그러니까 어서 갑시다.(하준에게로 다가간다)
 
구하준:(흠칫 놀라 뒤로 물러선다.) 오지 마세요! 오지 마세요, 형사님....
 
강옥:(그 말에 흠칫 놀라 그 자리에 선다)
 
구하준:(입술을 아플 정도로 세게 깨물고 있다.) ....저 때문에 위험해지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형사님은, 형사님의 세상에 계시길 바래요. ...안전하게, 평온하게. 아무 일 없이.
 
강옥:(웃으면서)그 말은 아까도 말했잖습니까. 당신 때문이 아니라고.
당신은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러니까 어서 돌아가요.(다시 다가가려 한다)
 
구하준:(무엇 때문이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다. ...흔들리는 어깨가, 그가 울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구하준의 얇은 셔츠가 바람에 흔들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바닥을 딛고 선 두 다리가 위태롭습니다.
 
구하준:....형사님을 잃으면, 정말 견딜 수 없을 거에요.... (흐느끼는 목소리가 불안정하다.)
 
강옥:(웃으며, 달래듯이)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럴 일 없습니다. 아까 나 어떻게 하는지 다 봐놓고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
 
구하준:... ... ... (아무 대꾸 없이 어깨를 들썩인다. 불규칙한 숨소리만 흐른다.)
 
구하준의 뒤로는 바로 펜스가 있어 더 이상 뒤로 가지 못합니다. 다가선 강옥이 팔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입니다.
 
강옥:(하준을 달래듯 어깨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인다)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튼튼하고 아주 건강하니까.
 
구하준:(숨을 터뜨린다. 눈물진 얼굴을 들어 당신을 본다) .... ..... ...
(목이 매어, 입을 달싹이지만, 아무 말도 못 한다.)
 
강옥:(그 모습을 보고 눈가를 살짝 닦아주며)그러니까 이제 그만 돌아갑시다. 우리 집으로.
 
구하준:(진정하려는 듯 숨을 고른다. 붉은 눈가에선 끊임없이 눈물이 흐른다) .... 형사님은, 다정해요. 그래서, 제가 많이, 의지했어요. .. 지금도, 의지해요. 그러니까.
....그래서 더, 형사님이 잘못,되지 않길 바래요.
(힘겹게 입꼬리를 올려, 말갛게 미소짓는다.) 제가 없는 편이, 형사님한테 좋을 거에요.
(왼손 엄지를 오른손으로 쥔다)
 
강옥:그게... 무슨 소립니까....?(당황한 눈으로 그를 보고) 잠시... 잠시만..!
 
팟-
 
붙잡을 새도 없이, 구하준은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그가 사라진 자리엔, 놀이공원을 다닐 때 그가 쓰고 있었던 갈색 강아지 머리띠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강옥:(그가 있었던 공간을 죽 보고, 허망하게 남은 머리띠를 본다)
(머리띠를 줍고 보면서 중얼거린다)...왜... 왜.....?
(한손으로 복잡한 듯 얼굴을 쓴다)
 
.....
 
그 후, 집까지 돌아가는 동안, 당신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캔디랜드의 일 이후, 연쇄살인사건은 흐지부지하게 종결되었습니다. 더는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구하준의 말과 다르게, 야수회의 사교도는 당신을 노리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조용하고, 잔잔하고, 평화롭습니다.
 
팬텀 골드 미스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딱 그 때부터였습니다.
 
모든 신문은 앞다투어 도시의 유명한 괴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말 괴도가 살인사건의 범인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추측 투성이의 기사를 냅니다.
 
괴도가 사라진 이유....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사교도가 당신을 노리지 않는 것에 괴도가 관여했을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얄밉게 성명서를 보냈던 일이 거짓말처럼, 괴도는 당신에게도 더 이상 접촉해오지 않네요.
 
괴도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조사를 해도 허탕으로 돌아갑니다.
 
맞아요.
 
안개꽃의 괴도는 그야말로 안개처럼 당신에게서, 그리고 이 도시에서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적어도 괴도가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갖고 달아난 듯 해요.
 
금빛 안개꽃 문양이 새겨진 반지를 볼 때마다, 강옥은 그 날의 괴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당신을 잃으면 정말 견딜 수 없을 거라는, 힘없는 목소리로 떨어진 고백을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ED2. 괴도, 완전히 실종!
 
KPC 실종/ 탐사자 생환
 
보상: 사랑스러운 당신을 위한 이성 회복 1D3, 캔디랜드의 추억